[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현대아산 창립 20주년을 맞아 방북했다가 9일 입경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은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배 사장과 회사 임직원 22명은 이날 오후 3시경 군사분계선(DML)을 통과해 30여분 후에 전날 출경했던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CIQ)로 돌아왔다.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이 지난 8일 금강산 현지 정몽헌 회장 추모비에서 열린 ‘현대아산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배 사장과 임직원 20여명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8일 금강산 현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현대아산
배 사장은 출입사무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현대아산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잘 마치고 왔다”면서 “이번 행사는 기념식, 기념만찬, 관광시설 점검 일정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김창순 서기장 등 10여명 북측관계자들이 함께 했다고 전했다.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한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배 사장은 “오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다고 본다. 북측이나 저희 모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금강산 관광 20주년 이후 북측의 달라진 분위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북도 우리도 관광재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한 것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이 지난 8일 금강산 현지에서 진행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정몽헌 회장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현대아산
그는 현지 시설물 현황에 대해서는 “관광노정 등 기본시설들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10년 이상 문이 닫혀있었기 때문에 다른 시설물들은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향후 북측과의 접촉 계획에 대해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본 이후에 필요하면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이듬해 2월5일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로 창립했다. △7대 사업권 등 북측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합의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건설 △개성관광 △백두산관광 합의 등을 실현시키며 경협을 선도했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경협의 주도기업은 현대가 될 것임을 재확인했다.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금강산을 방문한 배국환 사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임직원 20여명이 9일 금강산 구룡연코스 초입 목란다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아산
현대아산이 금강산에서 창립 기념행사를 갖는 것은 지난 2008년 7월11일 관광객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사업이 중단된 후 처음이다. 현대아산은 경협 중단전까지 매년 창립기념일인 2월5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일인 8월4일,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11월18일에는 그룹 또는 회사 임직원들이 방북해 기념식을 갖고 참배해 왔다.
해를 넘겼지만 지난해 정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에 이어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이어 올해 현대아산 20주년 창립기념식까지 모두 금강산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향후에도 더 많은 교류할 수 있는 길을 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이번 행사는 2019년 첫 현대측 인사의 금강산 방문이다. 지난해 남북 정성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 조기 재개에 합의한 바 있고, 오는 27~2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가시화 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남북경협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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