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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미국 수출 4개월 연속 증가…‘무역법 232조’ 어쩌나
최대 수출시장 미국서 고율관세 부과시 타격 불가피
2019-02-10 16:09:38 2019-02-10 16:09:38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지난 4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산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17일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산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해당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23일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무역법 232조 검토를 지시했다.
 
미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740만대를 판매했는데, 미국 판매 비중이 17%를 넘어섰다. 수출 물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무역법 232조 적용 여부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법 232조 발효 시 국내 차산업 총생산은 최대 8%까지 감소하고 무역수지도 43억달러에서 98억달러까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 부두에 대기중인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다 조금씩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7만939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월에도 11만3149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6.1% 늘었다. 월 판매 기준으로 4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중에선 1월 미국 수출 물량에서 쌍용자동차가 2.2% 늘었을 뿐 한국지엠(-2.6%), 르노삼성(-44.8%)가 부진했다.
 
현대·기아차는 정부와 함께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자동차산업에서 수출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국의 관세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현대차와 산업부, 외교부가 함께 노력해서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김 본부장은 로스 상무부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척 그래슬리 상원 재무위원장 등 정부와 의회 유력인사들을 만나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제1의 자동차 수출시장으로 고율 관세 직격탄을 맞을 경우 타격이 크다”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해 미국 생산차의 18%를 다시 멕시코와 캐나다에 수출하고, 3만5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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