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대우조선 인수 ‘독과점·노조’ 이슈 해결해야
향후 일정 쉽지 않아…통상분쟁 확산 가능성도
입력 : 2019-02-12 20:00:00 수정 : 2019-02-12 2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사실상 확정했지만 완전한 하나의 회사가 되려면 경쟁국가들의 ‘독과점’ 이슈 해소와 강성으로 불리는 양사 노동조합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중국과 일본 등 한국과 조선산업 주도권을 다투고 있는 경쟁국가들과 과거 조선대국이었던 유럽연합(EU) 회원국가 정부로부터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말 수주잔량 기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시장 점유율은 21.25%에 달하며, 양사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60% 가까이 된다. 또한 지난해부터 반등하고 있는 신조 발주 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 또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당장 한국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일본도 초대형 조선사 출범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게자는 “심사 자체가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각 국의 판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 “특정국가 정부의 반대 때문에 인수·합병(M&A)이 좌절된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간부들이 12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한 통상 분쟁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EU는 2000년대 초반에 한국 정부가 조선업체들에게 불법 지원을 했다며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최근 이들 국가들은 최대주주인 KB산업은행을 채권단의 지원을 놓고 WTO 협정상 불법 보조금 지원 여부를 검토해 왔으며, 인수 작업의 발목을 잡기 위해 WTO 제소 등 다양한 통상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정부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을 정부라는 큰 틀에서 놓고 보고 있다”면서 “심사 과정에서 외국정부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도 인수 작업을 어렵게 만들 요소다. 당장, 양사 노조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노동자과 지역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인 매각(인수합병)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오늘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노동조합 운영위원회,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이후 17~18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투쟁 방침을 시사했다. 노조는 “여전히 조선경기는 불안정한 상태”라며 “세계 경제의 저성장으로 해운경기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박 수명주기와 환경규제, 중국의 품질 경쟁력 저하로 인한 반사이익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은 부실부분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고 2조3000억원가량의 영구채를 안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두 회사가 동반부실에 빠지면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이고 노사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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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명석

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채명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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