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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전자업계 지형이 바뀐다) 얼어붙은 모바일 시장…새로운 기회 열리나
4차산업혁명시대 라이프스타일 '허브'로 부상…제조사들 기대감 고조
2019-02-20 06:00:00 2019-02-20 06: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2019년을 기다렸다. '5G'라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는 기대 때문이다. '연결'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5세대(5G) 네트워크는 스마트폰을 생활 속 '허브'로 부상시키는 기반 기술이 된다.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향유할 수 있는 경험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고사양 기기에 대한 수요 역시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제조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가장 먼저 애플의 지난해 잠정 매출 전망치가 840억달러로 기존 대비 4~10% 하향 조정되자 전 세계가 술렁였다. 이어서 발표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적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 같은 기간(65조9800억원)보다 10.6% 줄었으며, 전분기(65조4600억원)보다도 9.9% 감소했다. 4분기 실적 쇼크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달성도 좌절됐다.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아래로 급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공통된 부진의 원인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를 꼽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위기는 기기 성능 향상으로 교체 주기가 길어진데다, 최근 몇 년간 혁신 제품이 나오지 않아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이 전년 대비 4%(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4분기에만 7%가 감소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에서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난해부터 제조사들이 인공지능(AI),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지만, 눈에 띄는 혁신이 부족하고 가격까지 높아 소비자들을 공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위기 상황에 대한 돌파구로 제조사들은 일제히 "5G 스마트폰이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5G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수요 상승을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제조사들은 5G 시대에 최적화된 기기를 제공하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5G'에 주목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갖는 연결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폰은 단순히 통화와 인터넷 검색을 위한 용도를 넘어서 집안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과 연동되는 라이프스타일의 허브로 작동할 예정이다. 고용량의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는 이 같은 연결 사회에서는 초고속·초저지연의 5G 네트워크가 필수 기반 요소가 된다. 5G 스마트폰의 보급이 연계된 IoT 기기들의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5G가 현재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가 되고 실시간 개인 방송, 클라우드 게임 등 서비스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5G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적기에 출시해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사양을 탑재해 5G가 가진 초고속·초저지연 통한 혁신적 멀티미디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배터리 용량 확대와 성능 최적화 알고리즘 확보 등으로 실생활 활용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MWC 2019에 앞선 사전 간담회를 통해 "5G는 LG전자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속도나 발열문제 소비전력 모든 관점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5G폰을 출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의 실적 부진도 5G 스마트폰이 시장에 안착한다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조사들은 이달 혁신으로 무장한 신규 스마트폰을 내놓고, 얼어붙은 시장 녹이기에 나선다. 먼저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 언팩 행사를 연다. 갤럭시S10은 세계 최초로 5G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도 이달 말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각 사의 기술력을 과시한다. 
 
한편 초기 5G 스마트폰 시장은 한국이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최초의 전국 5G 네트워크가 구축됐고, 오는 3월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의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미국 통신사 AT&T, 스프린트 등과 손잡고 북미 최초의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배경에 초기 5G 스마트폰 시장을 한국이 주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5G 단말 시장은 올해 410만대 수준에서 2020년 2570만대, 2021년 1억700만대, 2023년 3억4300만 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국내 5G 스마트폰 도입률은 5.5%로 미국의 0.4%, 중국 0.4%, 일본 1.1%보다 앞설 전망이다. 내년에도 10.9%를 차지해 미국 4.7%, 중국 2.8%, 일본 5.2% 보다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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