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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 업체와 리튬 금속 전지 개발 '맞손'
외부 전문가와 미래 기술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 첫 사례
2019-02-19 10:30:00 2019-02-19 11:00:18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배터리 기술 개발 업체와 리튬 금속 전지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방식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첫 사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딥체인지' 경영철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주문했던 '개방형 혁신'  노력이 비지니스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배터리 기술 개발 업체인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이하 폴리플러스)와 리튬 금속 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폴리플러스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배터리 기술 개발 업체다. 현재 135건이 넘는 지적 자산과 40건의 특허 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동 업체가 보유한 보호 리튬 전극기술 중 하나로,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2011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을 통해 폴리플러스가 보유한 전도성 유리 분리막 연구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게 된다. 향후 지분 투자와 기술 라이선스 확보 옵션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 하고, 이를 리튬 금속 전지 개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리튬 금속 전지는 흑연보다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사용한다. 에너지 밀도가 약 리터당 1000Wh(와트아워) 수준으로 일반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다. 다만,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적체되는 '덴드라이트'가 발생해 분리막을 통과·훼손해 결국 화재가 일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덴드라이트는 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을 일컫는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리튬 금속 전지를 안정화 시킨다는 점에서 향후 상용화를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힌다. 이 기술을 통해 향후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이번 협약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업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움을 구축하는 등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확보 방식이다.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리스크 최소화가 가능하고,  기술 보유 업체와 연대해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제약, 친환경에너지 소재 업계에서 주로 활용된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은 "빠르게 진행되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차세대 핵심 역량은 기술력"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외부 단체와 협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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