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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달 일본에 갤럭시 폭격 준비···세계 최대 체험관 오픈
7층 규모의 체험관에 갤럭시 제품과 무중력·VR 체험 공간 조성
2019-03-05 00:00:00 2019-03-05 00: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한다. 반일 감정 악화 등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미국 애플과 일본 로컬업체 등에 크게 밀렸던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 5G와 폴더블폰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벽을 허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 일본 하라주쿠에 세계 최대 규모의 갤럭시 스튜디오를 연다. 일본의 대표적인 번화가 하라주쿠는 ‘젊은이들의 거리’라고 불릴 정도로 트렌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하라주쿠’는 지상 6층 지하 1층의 총 7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 곳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 및 갤럭시노트 신제품뿐만 아니라 역대 갤럭시 제품을 모두 볼 수 있다. 또 우주 공간을 연출하는 무중력 체험이나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가상현실(VR) 무료 체험 코너도 갖췄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공개한 갤럭시 폴드도 전시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건물의 외관 전면에는 1000개 이상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사용됐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갤럭시 스마트폰 하나하나가 모여 건물 외관이 만들어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건물 디자인을 담당한 요시오카 덕인 디자이너는 해당 콘셉트에 대해 ‘부유하는 빛의 레이어’가 특징으로,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스튜디오를 통해 ‘애플 천하’라고 불리던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그동안 샤프, 소니, 교세라 등 많은 토종 브랜드들을 모두 제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33.2%의 점유율(SA, 판매량 기준)을 기록했다가 2017년에는 67.4%까지 5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토종 브랜드와 애플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3년 10.7%였던 시장점유율은 2014년 5.6%, 2015년 4.3%로 하락하다가 2016년 3.4%까지 내려앉았다. 2014년 일본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인 ‘갤럭시노트 엣지’의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이듬해에는 갤럭시노트5 출시 국가에서 일본이 제외됐다. 2016년에는 갤럭시노트7으로 재기를 노리기도 했으나 발화 사태로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갤럭시S8 시리즈, 갤럭시노트8 등의 인기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한때 5위 밖으로 밀려났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2017년 당시 5.8%까지 올랐고 지난해 4분기에는 6.8%의 점유율로 4위(카날리스, 판매량 기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판매량이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10.1% 오른 점이 고무적이었다. 갤럭시S8 출시 이후 고객 체험 기회를 대폭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린 점이 유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같은 기간 애플은 아이폰XS 시리즈가 충성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판매량이 10.5% 줄어들며 시장점유율은 56%로 내려왔다. 
 
삼성전자에게는 지금이 일본 시장 공략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애플이 5G 제품 출시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일본은 2020년 ‘제32회 도쿄 하계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화 목표를 잡고 있는 만큼 5G를 구현할 단말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사 KDDI, 도코모와 함께 5G 분야 협력을 하고 있어 5G 스마트폰 공급에도 훨씬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버전은 4월, 갤럭시 폴드 5G 버전은 5월쯤으로 첫 출시 일정을 잡고 있다. 
 
폴더블폰 등 신기술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는 삼성전자, 화웨이,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애플은 아직 관망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폴더블폰에 관심이 있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긴 해도 개발과 출시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일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일·반한 감정이 높아지는 지금 삼성전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 현지에 세계 최대 체험관을 여는 이유는 혁신 기술을 앞세워 애플로부터 돌아선 고객들을 잡겠다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8일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S1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 한국 등에서 먼저 선보이며 일본 시장에는 이통사들의 정식 발매 일정에 맞춰 4~5월쯤 출시될 예정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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