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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증시 뚜렷한 온도차…전망도 엇갈려
수급·재정정책 뒷받침 '급등'…미중 분쟁 효과도 차별화 전망
2019-03-07 14:00:00 2019-03-07 14: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3월 들어 한국과 중국증시에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미중 무역협상을 놓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20% 넘게 급등하며, 8개월 만에 3000선을 넘어선 상태다. 연초만 해도 국내 코스피 역시 반등세였다. 하지만 중국의 반등 시기에 맞물려 수급이 악화되면서 이달 들어 조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동반 하락하며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던 두 나라의 증시가 서로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중국주식형 펀드는 올해 23.9%나 오르며 해외펀드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7.3%)에 크게 앞선다. 
 
중국 베이징의 증권거래소 밖에서 투자자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A주 MSCI 편입비중 확대 기대감으로 수급이 급격히 개선된 덕분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지수인 MSCI 신흥국지수가 중국시장 비중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증시는 외국인 수급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도 증시에 힘을 싣는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6.0~6.5%로 제시했다. 지난해 6.5% 내외 성장률보다 눈높이를 낮췄지만, 6%대 성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염지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인대에서 경기안정을 위한 정책 의지가 여실히 확인됐다"며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6%대 성장은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코스피는 북미 협상 결렬, 중국 MSCI 편입 확대, 빠르게 높아진 밸류에이션 지표 등으로 인해 방향성을 잃었다. 연초 이후 약 4조원을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달 사이 약 4500억원을 순매도하며 '팔자'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놓고도 전망이 엇갈려 주목된다. 이번에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다시 낮추기로 합의한다면 보호무역주의 역풍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훈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중 증시의 차별화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증시에 분명한 호재가 될 것인가를 놓고는 해석이 둘로 나뉜다.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성장률을 다시 높인다면 한국에도 긍정적이겠지만, 중국은 합의 이후 부채축소와 경제성장률 하향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이상 부채를 늘리고 과잉투자를 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의미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분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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