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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홈쇼핑 경쟁)①홈쇼핑 채널 17개…"출혈 경쟁 손해 전가 우려"
매출 담보되는 상위 채널 확보하려 수수료 베팅…뒷감당은 소비자나 협력사 몫?
2019-03-10 19:42:00 2019-03-10 19:42: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3대 IPTV(인터넷TV) 플랫폼에 TV홈쇼핑 업체를 비롯한 T커머스 업체까지 모두 채널을 확보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홈쇼핑 채널의 매출이 상위 채널 확보에 좌우되며 업체들은 더 좋은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자처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과도한 채널 경쟁은 송출수수료를 인상시켜 협력사를 비롯해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미어터지는 홈쇼핑 채널…유료방송은 신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채널이 17개로 늘어나면서 선순위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T커머스 채널이 마지막으로 IPTV 플랫폼인 LG유플러스에 둥지를 틀면서 사실상 KT, SK브로드밴드 등 3대 IPTV 채널에 17개 채널이 자리를 잡았다. 홈쇼핑과 T커머스를 동시에 운영 중인 CJ오쇼핑(CJ 오쇼핑플러스), GS샵(GS마이샵), 현대홈쇼핑(현대홈쇼핑+샵), 롯데(롯데원티비), NS홈쇼핑(NS샵) 등 12개 업체가 선발주자다. 뒤를 이어 신세계쇼핑, SK스토아, K쇼핑, W쇼핑, 쇼핑엔티 등 T커머스 업체가 후발주자로서 추격하고 있다. 
 
기존 TV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리모컨을 조작해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채널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선 같다. 상위 채널에 배치될 수록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매출 영향이 크다보니 업체들은 채널 유치를 위해 다소 큰 비용 지출도 감수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보니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계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IPTV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은 4890억원으로 전년(3368억) 대비 31% 증가했다. 전체 IPTV 방송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6.7%에 달한다. 
 
특히 2017년 이후 신세계와 SK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상위 채널 확보 경쟁으로 송출수수료가 급격히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IPTV 중 하나인 KT의 올레TV에서 T커머스 업체들은 2017년 하반기를 전후로 상위 채널을 확보해 지형을 크게 바꿨다. 신세계쇼핑은 2017년 28번 채널에서 현재 2번 채널로 옮겼고, SK스토아는 지난 2017년에는 40번이었지만 현재 4번 채널로 방송하면서 36계단 상승했다. 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통상 지상파 사이에 위치한 채널과 20번대 채널 수수료는 대략적으로 2~5배 정도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매년 오르는 수수료…소비자나 협력사가 떠안아
 
송출수수료 계약은 기본적으로 채널 사용권에 대해 기존 업체가 우선권을 갖고 수의계약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다 기존 업체와 채널 사용 가격을 두고 이견이 생기거나, 다른 홈쇼핑 사업자가 채널 사용을 요구하면 경쟁입찰로 전환된다. 이후에는 얼마나 크게 수수료를 베팅하느냐에 따라 계속 가격이 높아지는 구조다. 드물게는 특정 채널에 대한 사용권을 두고 비공개 방식으로 입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매년 계약을 맺을 때마다 수수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최근 T커머스 업체들이 A급인 10번대 채널을 많이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인상율은 S급보다 A급 채널이 더 많이 올랐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위 채널 경쟁으로 인한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서 홈쇼핑 채널들이 판매수수료를 높여 협력업체에 부담을 전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크게 비용이 들더라도 채널을 확보한 뒤 홈쇼핑에 입점하는 협력업체에 수수료를 높이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이미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홈쇼핑 업체의 과도한 판매수수료가 시험대에 올랐다. TV홈쇼핑이 다른 백화점 등 유통 채널보다 판매수수료가 높다고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는 각각 21.6%, 21.7% 수준이지만 TV홈쇼핑은 29.8%로 30%에 육박했다. 결국 송출수수료 인상이 홈쇼핑 업체가 아닌 소비자와 협력업체가 감당해야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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