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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제2 재보험사 설립 논의 10개월째 '표류'
투자자 확보 실패…국내 재보험 시장 포화상태 등 상황 파악 못해
2019-03-11 20:00:00 2019-03-11 20: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당국이 코리안리의 국내 독과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10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규모가 큰 재보험시장에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위한 투자자 확보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재보험 설립을 희망하는 투자자가 없어 실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손해보험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라 금융위는 △적정한 자본금 △대주주의 재보험업 지속 의지·능력 △사업계획 타당성 △재보험 영업 역량 등을 감안해 적정한 경우 적극 허가 방침 정했다.
 
재보험이란 보험사가 체결한 보험계약 일부를 다시 인수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국내 재보험 시장은 코리안리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코리안리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재보험사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따낸 뒤 이를 100% 재보험사에 넘기지 못하도록 의무보유비율을 설정, 보험위험의 최소 10%는 손보사가 보유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재보험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재보험사도 적극 인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국내 보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새로 재보험사를 설립를 추진한 것이 무리였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재보험의 경우 영업마진율이 2%대로 낮아 자본금을 모아 굳이 재보험 사업을 시작할 요인이 작다"며 "국내에는 코리안리뿐 아니라 외국계 재보험사도 많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한 것 자체가 무리수다"라고 말했다.
 
실제 코리안리 역시 최근 몇년간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3% 감소한 10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조5588억원으로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41억원으로 18% 줄었다.
 
이는 지난해 초 전망한 당기순이익 2000억원, 영업이익이 276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코리안리의 당기순이익은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811억원이던 코리안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6년 1600억원, 지난 2017년 1328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재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재보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며 "금융당국이 성급하게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추진한 제2 재보험사 설립이 투자자 확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광화문 금융위원회.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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