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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스몰캡탐방)글로벌 제약사도 탐내는 '셀리버리'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기업…기술수출로 '매출' 자신
2019-03-14 00:00:00 2019-03-14 00: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새로운 첫발을 내딛는 데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한다.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에 우려의 눈초리가 클 수밖에 없다. 이 리스크를 제외하면 ‘처음’, ‘1번’, ‘1호’라는 의미의 상징성은 압도적이다. 작년 말 성장성 특례 1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셀리버리는 3개월 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다른 제약사와 달리 특별한 임상에 대한 정보가 없는 듯 보여서다. 하지만 셀리버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라이센싱아웃(L/O, 기술수출) 가시성, 특허 등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셀리버리를 설립한 조대웅 대표를 만났다. 12년 전 처음 바이오 벤처기업을 설립한 조 대표는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투자자와의 마찰로 그는 자신이 설립한 기업을 나와야만 했다. 그렇게 실패를 경험하고 난 조 대표는 절망에 빠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2014년 지금의 셀리버리를 설립했다. 실패를 경험한 만큼 조 대표의 각오는 남다르다. 셀리버리를 국내 최고의 신약 개발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 사진/신송희 기자
 
TSDT 기술력 이용…글로벌 제약사 관심집중
셀리버리의 주된 사업은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적용한 '단백질소재 바이오 신약후보물질(Protein-Based Biotherapeutic Candidates)'의 개발 및 라이센싱 아웃이다. TSDT 플랫폼은 약리물질을 생체 내 또는 세포 내 전송을 가능하게 해준다.
 
회사는 이 기술력을 이용해 뇌와 관련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뇌는 혈뇌장벽에 두꺼운 내피 세포가 있어 약물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TSDT의 기술을 이용할 경우 약리물질을 뇌 속에 있는 특정 세포에 전달할 수가 있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는 “다른 제약사의 기술과는 달리 전달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혈뇌 장벽까지 투과가 가능하다”며 “현재 회사가 보유한 신약 후보 물질 가운데 파킨슨병 치료제인 ‘iCP-Parkin'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뇌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iCP-Parkin은 현재 비임상단계에 있으며 일동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회사는 독성시험과 효력시험 그리고 공정개발과 생산까지 모두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수탁(CRO)· 의약품위탁생산(CMO)에서 진행하고 있다. 비임상, 임상 1상 비용은 일동제약이 지불할 계획이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의 비임상 시험결과는 올해 말까지 대부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셀리버리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할 계획이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회사 연구실에서 지도하는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기술수출 기대감 높아져…실적으로 보여준다
회사의 주된 매출은 제약사와의 라이센싱 아웃 건으로 발생된다. 지난 2016년에는 13억원, 2017년 28억원, 2018년 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대형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혹은 기술검토료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향후 셀리버리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라이센싱 아웃의 가시성이 중요하다.
 
조 대표는 “회사의 플랫폼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살펴보기 위해 빅파마(Big pharma) 등이 회사에 지불한 비용이 매출로 잡힌다”며 “올해에도 플랫폼 기술에 관심이 있는 여러 해외 기업들이 기술 검토 비용을 내면서 확정된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시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은 췌장암 치료제인 ‘iCP-SOCS3'이다. 조 대표는 “iCP-SOCS3은 중국 톱3 제약사로부터 현재 두 번의 라이센싱 제의를 받았지만 현재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보류한 상황”이라며 “원숭이 독성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할 계획이어서 올해 상반기 안으로는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존슨앤존슨과의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앞서 조 대표는 존슨앤존슨의 초청을 받아 직접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한 존슨앤존슨 중앙 R&D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셀리버리의 플랫폼 기술과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iCP-Parkin),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iCP-SOCS3) 등 여러 논의가 오갔고 현재는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존슨앤존슨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혈뇌장벽 투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셀리버리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 기술은 혈뇌장벽 투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기업가치의 척도는 임상 후보물질 보유가 아닌, 빅파마가 기술수출을 전제로 돈을 내고 평가·분석하고 있는 후보물질을 보유했으냐가 핵심”이라며 “앞으로 기술수출을 통해 나온 실적을 바탕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면서 궁극적으로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약개발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셀리버리는 국내 최초로 성장성 특례로 상장한 1호 기업이다.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는 주관 증권사 추천이 있으면 이익 여부와 상관없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수 있다. 기술성 특례상장이 전문 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성장성 특례상장은 전문기관 평가가 필요없다.
 
13일 셀리버리는 전일보다 1.23%(600원) 오른 4만92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올해 시초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올랐다.
 
마포구에 위치한 DMC타워. 셀리버리는 DMC타워 9층에 위치해 있다. 사진/셀리버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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