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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D, 이유 있는 적과의 동침
화웨이·하이센스 등 중국 제조사와 패널 공급 계약…'OLED 초격자' 전략 주효
2019-03-19 06:00:00 2019-03-19 06: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부품·소재 부문에서는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체 사이에 ‘적과의 동침’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화웨이와 오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발표할 예정인 신작 화웨이 P30프로에 들어가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화웨이의 P20 시리즈에도 자사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P30프로에도 공급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측은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기존에 대형 OLED 패널 고객사인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에 이어 하이센스 등 중국의 TV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OLED 패널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진영에 중국의 주요 TV 세트업체들이 가세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OLED TV 대세화’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희소식은 ‘OLED 초격차’ 전략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주력해 현재 OLED 패널을 탑재한 전 세계 스마트폰의 90% 이상에 제품을 공급할 만큼 독보적인 지배력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대형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때로는 국내 제조사들과 격한 경쟁에 나서는 중국의 세트업체들도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대형 OLED 시장에서는 공급 능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각개 다른 영역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양사의 공통된 타개책은 ‘중국’에서 찾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채용하기로 한 결정은 앞선 거래를 통해 품질 경쟁력이 입증된 데다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콰이커지 등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은 화웨이의 P 시리즈 뿐만 아니라 메이트 시리즈 채용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시장에서 확대되는 대형 OLED 패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OLED 증설 등에 8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중국 금융기관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투자받기도 했다. 올 3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는 중국 광저우의 8.5세대 OLED 생산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현재 월 생산량의 2배에 가까운 13만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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