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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날고 휴대폰 꺾였다…LG전자, 사업부별 희비
LG전자 스마트폰, 공격적 가격정책으로 시장경쟁력 제고 노력
2019-03-21 09:32:23 2019-03-21 09:32:2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사업영역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사업은 3년 연속 글로벌 점유율이 확대된 반면, 휴대폰 사업은 4년 연속으로 축소되다가 지난해는 1%대로 내려앉았다. HE사업본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프리미엄 시장 선도에 성공한 가운데, G8 씽큐와 V50 씽큐를 앞세운 MC사업본부가 올해 점유율 회복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글로벌 TV 시장점유율(OLED TV 포함, 매출액 기준)은 2016년 13.6%였다가 2017년 14.6%, 지난해 16.4%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IHS마킷 자료에 근거해 산출한 수치다.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인 사업 전략이 유효했다. OLED TV는 출시 6년 만에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출시 당시 4000대에 그쳤던 글로벌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 251만대로 629배나 증가했다. 전체 OLED TV 판매량 중 LG전자는 156만4000대로 6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OLED TV를 생산하는 업체가 LG전자뿐이었지만 이후 일본 소니, 파나소닉에 이어 중국 하이센스, 샤프까지 총 15개 업체가 시장에 가세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1조5185억원)과 영업이익률(9.4%) 등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대형 프리미엄 TV로 시장구조가 재편되면서 HE사업본부는 지난해에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가는 HE사업본부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OLED TV를 위시로 한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적 안착으로 영업이익률은 8.7%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휴대폰 사업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 2015년만 해도 3%대였던 글로벌 휴대폰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016년 2.6%, 2017년 2.5%로 떨어지더니 지난해는 1.7%까지 내려갔다. 2017년까지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기준 수치, 지난해는 LG전자 추정치다. 특히 한국과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SA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2017년 17.4%에서 2018년 14.3%로 하락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2017년 16.9%에서 15.9%로 떨어졌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약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카운터포인트리서치)만 떼놓고 보면 화웨이가 14%로 애플과 공동 2위, 샤오미와 오포가 8%로 공동 4위, 비보가 7%로 6위였고 LG전자 이들에 밀려 3%로 7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5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에는 1분기 1360억원, 2분기 1850억원, 3분기 1460억원, 4분기 3220억원 등 연간 79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실적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증권가는 올해 LG전자의 MC사업부 매출액이 6조5760억원으로 전년(7조9880억원)보다 17.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영업손실은 전년과 비슷한 79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력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꺼내들었다.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G8 씽큐를 80만원대에 내놓는 승부수를 던졌다. G7 씽큐보다 디자인과 성능은 향상시키고 가격은 1100원 낮췄다. 15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G8 씽큐는 가성비에 대한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순항 중이다. 첫 번째 5G 스마트폰이 될 V50 씽큐는 120만원대 가격에 탈착식 듀얼스크린 무상 제공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는 150만원대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모두 100만원대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는 가운데 LG전자의 가격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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