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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 패러다임 전환 주도해야"
공간에 가치주는 '롤러블 OLED·마이크로 LED' 높이 평가
2019-03-19 20:00:00 2019-03-19 20: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지난해 위기를 겪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올해에는 국내 업체들이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마인드에서 준비한 상황이 새로운 동력과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우리 업체들이 스스로 리딩해 나간다면 기존 산업 질서의 헤게모니를 벗어나는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정화면(LCD) 기술의 진화와 지속적인 가격 하락이 예고된 상황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고품질의 제품만으로는 프리미엄을 주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국내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체력이 남아있을 때 변화에 속도를 붙여야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벌이고 새로운 시장을 리드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가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정 상무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는 이견 없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중국 패널 제조사 BOE에 1위를 뺏긴 데 이어, 올해에는 출하면적 기준으로도 선두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했다. 
 
강정두 IHS마킷 책임연구원은 “지난해까지 88%대를 유지됐던 국내 제조사들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올해 1분기 들어 82%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수요가 안 좋을 때 가동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가장 마지막 옵션”이라고 말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대형 액정화면(LCD) 패널 단가가 원가 수준까지 근접한 업체도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여서 더 이상 가격 프로모션의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에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손실을 감안하면서도 물량을 밀어내던 지난해의 기조를 탈피해 이익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국내와 대만 업체를 불문하고 “더 이상 주력 제품군이라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손해를 보면서까지 공급 능력을 유지시키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8K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 도입에 과거 대비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이 같은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정 상무는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로 빠르게 옮겨가야 하는 이슈가 있기에 8K에 더욱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모니터나 노트북 등의 하이엔드 IT 제품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공간에 가치를 새롭게 제시해주는 방식을 통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삼성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LED 등 새로운 형태의 제품들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국내 제조사들이 변화하는 산업 지형도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만큼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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