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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잇단 세대교체로 미래 준비
LG화학·롯데케미칼 이어 금호피앤비화학·도레이첨단소재도 수장교체
2019-03-21 00:00:00 2019-03-21 00: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석유화학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순혈주의 전통이 강한 석화업계가 최근 들어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등 달리진 면모도 눈에 띈다. 업계 호황이 막을 내리고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새 인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신학철, 임병연 대표를 선임했으며, 지난 19일 금호피앤비화학과 도레이첨단소재도 신우성, 전해상 신임 수장을 맞이했다. OCI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김택중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을 이우현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사진/각사
 
LG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은 이례적으로 외부 인재를 수혈했다. LG화학이 외부인사를 단행한 것은 1947년 창사 이후 처음이며, 금호석유화학그룹 역시 역사상 외부 인사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는 각각 3M, 한국바스프에 몸담은 외국계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지닌다. 각자의 강점을 살리되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를 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는 회사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0년만에 수장이 교체됐다. 전해상 사장은 오는 4월1일 출범하는 도레이첨단소재와 도레이케미칼의 합병회사의 초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전 사장은 회사의 모태였던 옛 제일합섬 출신으로, 조직의 안정을 이끌고 사업역량을 결집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회사는 지난달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게 위해 도레이케미칼과 첨단소재의 합병을 발표했다. 
 
보수적으로 꼽히는 석화업계가 외부 인사를 포함해 수장교체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화학업계는 지난 3~4년간 이어진 호황이 끝나고 지난해부터 불황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화학제품의 수요가 침체되고, 북미 에탄분해시설(ECC) 중심의 증설로 글로벌 공급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석유화학 시황이 길면 2~3년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업계 1위인 LG화학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3.7% 감소했으며, 롯데케미칼도 영업이익이 34.2% 줄었다. 한화케미칼은 전년과 비교해 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화학업계는 새 수장을 필두로 공통적으로 올해 불황을 이겨내는 데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황에 구애받지 않는 신사업 확대 등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시황이 더 좋지 않아 보인다"며 "전통적인 석유화학보단 첨단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키우는데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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