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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기' 기형도, 시로 되새기다
2019-03-22 06:00:00 2019-03-22 06: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시인 기형도(1960~1989)의 30주기를 맞아 고인의 생전 시 세계를 돌아보는 책들이 발간되고 있다. '기형도 문학관'이 있는 광명에서는 3월 말까지 추모 행사들도 잇따라 열린다.
 
최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시인의 30주기를 기념하는 시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를 펴냈다.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에 실린 시와 미발표 시 총 97편을 엮었다. 시집 제목은 생전 시인이 첫 시집의 제목으로 염두에 두었던 것에서 차용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는 1988년 시인의 메모처럼 시집은 '거리'에서의 상념을 읊조린다.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질투는 나의 힘')",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여행자')" 탄식한다. 길 위에서 문득 "일생 몫의 경험을 했다"고도 술회한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기형도의 거리는 시인의 사회적 경험과 미적 감각이 동시에 관여하는 현대적 지점"이라며 "기형도 시의 비밀은 세대를 이어가며 오히려 풍부해진다"고 발문에 썼다.
 
2000년대 이후 등단한 젊은 시인 88인이 기형도의 시어와 분위기를 각자의 시어로 표현한 '어느 푸른 저녁(문학과지성사)', 기형도에 관련된 최초의 박사 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거울 밖으로 나온 기형도(국학자료원)' 등도 발간됐다.
 
시인의 30주기를 기념해 광명의 지역 서점, 문학관에서는 행사도 열린다. 오는 3월23일 광명 '꿈꾸는 별책방'에서는 기형도 시 낭독회 '어느 푸른 저녁'이, 3월30일 '영동문고'에서는 유은실 동화작가를 초청한 '내가 만난 기형도'가 개최된다. 오는 27일까지 기형도문학관에서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형도 시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사진/문학과지성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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