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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투표 마감 D데이…아시아나항공 '개미의 반란' 일어나나
2019-03-28 13:07:10 2019-03-28 13:30:13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정기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8일 전자투표가 마감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은 금호산업이 33.47%, 금호석유화학이 11.98%를 쥐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54%가량은 기타 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지분도 없어 사실상 소액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따라 경영진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전자투표를 도입해 개미 투자자들이 반대 의견을 낼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주주, 소액주주의 반대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아시아나항공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번 주총에서 사내·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쉽게 넘기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사내이사 후보로 올린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 모두 최근 불거진 회계 쇼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등판한'재무통'이지만, 이번 사태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안병석 본부장 역시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처지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운명은 전자투표에 참여하는 개미 투자자에게 달린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지분이 없지만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6일 수정 제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33.47%, 금호석유화학 11.98%, 기타 지분 54.55%로 구성돼 있다. 최근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이후 강화되고 있는 주주권 행사의 영향력에는 노출되지 않았다. 
 
문제는 기타 지분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기타 지분 중 외국인 지분율은 15%로 추정된다. 나머지 주식 중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전무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반대표를 던지기로 최종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외국인 주주까지 가세하면 잠재적인 반대표는 약 25%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주총 안건 규정은 대한항공보다 더 느슨해 소액 주주의 전자투표 참여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정관을 보면 '이사선임의 경우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고, 발행수식 총수의 4분의 1이상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관과 지분 구성을 따져보면,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한 상황이다. 이날 마감하는 전자투표 표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회계 쇼크를 불러온 당사자들이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정치권 관계자들이 사외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올려둔터라 소액 주주들이 이를 묵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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