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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
수출 부진·저물가에 하반기 전망…“4분기 단행 가능성 보여”
2019-04-01 00:00:00 2019-04-01 00: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국채금리의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채권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동결의 명분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오는 4분기에 인하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주보다 11bp 하락한 1.690%에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은 11.9bp, 10.1bp 떨어진 1.708%, 1.833%에 장을 마쳤고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50년물도 각각 6.9bp, 5.6bp, 5.8bp 낮아진 1.860%, 1.865%, 1.842%에 거래됐다.
 
특히 단기물인 3년물과 5년물의 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75%)를 밑돌고 있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통화정책과 연관성이 높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약 2년6개월만이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슈퍼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드러낼 당시, 장기금리는 하락해도 단기금리의 하단은 막혀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인하할 여력이 있는 반면, 국내는 부동산 대출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국내 채권 금리의 하단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 한 채권운용역은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6bp나 밑에 있다”며 “금리 하단과 박스권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준금리를 동결한 명분이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국내 부동산대출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금리인상 요인이 제거됐고, 우리 정부의 부동산규제 강화 이후 부동산가격과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안정과 경기 중 어디에 무게를 실어주냐에 달린 문제”라며 “10조원의 추경이 2분기에 투입되고 3분기부터는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앞당겼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추경 편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반기 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4분기 1.75%에서 25bp 내린 1.50%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작년에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지표보다는 선진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단기물의 지속 하락이 예상된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의 인상이 지표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금리인상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금리의 하단을 1.600%로 예상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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