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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 만난 한창수 사장 “동요하지 말라” 당부
2019-04-01 17:46:53 2019-04-01 17:46:53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1일 발표한 담화문은 회사 위기 극복 및 장래 전망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사정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회사측에 따르면, 한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한 시간여 동안 서울 강서구 사옥에서 팀장과 평직원들을 모아 지난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하고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22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부터 주식거래 정지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26일 ‘적정’으로 전환되며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27일 총수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일선 전격 퇴진 발표, 28일 아시아나항공 정기주주총회 개최에 이어 오는 6일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 시한 마이라는 회사의 명운을 건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충격과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항공기 운항 및 서비스를 업으로 하는 항공사인 만큼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나 착오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임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사고 위헌도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채권단이 재무구조 개선 MOU 연장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여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판단에 따라 한 사장이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 것”이라면서 “다만 우리가 제시한 자구안을 산업은행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남아있어 그전까지 직원들네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원들의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풀렸지만, 불안감은 남아있다. 한 사장의 발표 내용들 가운데 비수익 노선 중단 언급이 있었는데, 아직 어느 노선이 될지 결정은 안됐으나 결국 인원 재배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기 운항대수 축소도 핵심인재인 조종사들의 감원까지는 아니겠지만 투입 인원 재구축 등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조직 개편에 반영되어 회사 규모는 지금보다 많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은 한 사장이 밝힌 자산매각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개선 MOU 체결후 상당 부분 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했는데, 또 다시 추가 매각을 추진할 경우 회사의 근원적인 경쟁력을 잃거나 미래를 담보할 수익 기회 요소를 스스로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당장 생존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을 추진한 기업들 가운데에서 채권단의 요구대로 보유하고 있던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도 문을 닫거나 헐값에 팔린 사례가 많으니 채권단의 지원을 전제로 요구할 사항이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기초체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한 사장 등 경영진들은 현재 TF를 구성해 작성하고 있는 자구안을 철저히 준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조기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산은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측에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운송에 필요하지 않은 우량자산 매각 등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로 해석됐다. 그룹 차원에서의 박삼구 회장 사재 출연을 포함한 성의를 보여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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