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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불확실성에도 고용창출 기여…DS에서만 3000명 증원
2019-04-02 20:00:00 2019-04-02 20: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경기 하락과 고용 환경 불안 속에서도 고용 창출에 앞장선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산업에 투자하고 역량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수는 10만3011명으로 전년 9만9063명 대비 3.23%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직원수가 10만명을 돌파한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8년 국내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 산재함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9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생산 가능 인구가 25만2000명 늘어난 데 비해 취업자는 9만7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한경연은 정부의 급격한 고용 보호 정책 등 경영 환경을 악화시킨 대·내외적 요인들을 일자리 시장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4000여명을 신규 채용한 삼성전자의 고용 정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반도체(DS)부문에서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급락했지만 전 사업부를 통틀어 가장 많은 2989명이 추가됐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IM부문도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5%, 14%가량 하락했지만 345명의 직원이 늘어났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부문의 경우 인원수가 감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2017년 의료기기사업부가 CE부문에서 분사해 나가면서 인력의 이동이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봐도 무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기조는 과거 사업부의 실적에 따라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하는 등 실적과 인력조정이 직결되던 '성과중심 인사' 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과 산업의 잠재성에 주목하는 한편, 사회적 문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5G 시대 개막과 함께 모바일·반도체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인 평택사업장의 제2라인과 화성사업장의 EUV라인이 내년 상반기 가동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고용창출 효과 역시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관련 인력을 열심히 충원하겠다는 방향성이 있었다"며 "올해에도 시황에 따른 조정은 있겠지만 신규 생산라인이 오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채용 확대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의 직원수는 지난해 45명가량의 소폭 증원에 그쳤다. 특히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MC사업본부에서는 지속적인 인력 감원이 실시됐다. 2015년 7460명, 2016년 6790명, 2017년 5007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보다 1000여명이 줄어든 4014명이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인력도 2016년 4607명, 2017년 4068명, 2018년 3935명으로 점차 줄어들었다.VC사업본부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VC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2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지만, 영업손익은 1198억원 적자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4.4% 확대됐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등 부진 사업부의 인력 운용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월을 넘긴 현 시점까지도 올해 신규채용 일정에 대해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가 3월에 상반기 공개채용 공고를 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채용에 대해 형태나 시기는 아직까지 결정짓지 못했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1000명 이상의 신규채용 규모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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