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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악성민원' 대응 비상벨 설치
구청·동주민센터서 진행…5분 안에 경찰 출동
2019-04-03 11:33:31 2019-04-03 11:33:3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중구가 '악성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구청 민원실에 비상벨을 설치했다.
 
중구는 최근 구청 민원실 2곳에 비상벨을 설치했다고 3일 밝혔다. 강서·양천·강동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 중 4번째이며 동주민센터에도 잇따라 설치할 계획이다.
 
최근 폭언·폭행 등 반복 악성민원으로 담당 공무원의 신체·정신적 피해 사례가 잦아지면서 안전 근무환경 마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민원실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벨을 누르면 인근 경찰서로 실시간 상황이 전파돼 경찰이 5분 내로 출동한다. 설치하자마자 효과를 체감하기도 했다. 만취한 민원인이 하루 만에 발급되는 단기 여권을 발급해달라며 구청을 찾아와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이다. 중구 관계자는 "발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뿐더러, 눈이 돌아가는 등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나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일이 터지기 전에 직원이 비상벨을 눌렀고, 정말로 5분만에 경찰이 출동해 사태가 진정됐다"고 말했다.
 
중구는 지난달 중부경찰서·남대문경찰서와 핫라인 구축을 통한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신속한 초동대처로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민원실 및 동주민센터 순찰 강화 협조도 요청했다. 경찰은 하루 한 차례 정도 순찰할 예정이다.
 
또 비상상황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민원 담당 직원의 역할도 분담했다. 반장이 민원인을 진정시키고 중재하는 동안 위법행위 사전고지, 현장촬영, 경찰신고 등 업무를 세분화해 적극 대응하는 형태다. 이번 상반기 중 긴급상황 모의훈련을 실시해 돌발 사태 행동요령을 숙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중구는 전 직원 행정전화 자동녹취기능 확대 도입, 악성민원 응대 매뉴얼 수립 등 악성민원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서비스 질이 높아지려면 공무원도 존중받아야 한다"며 “악성민원에 무방비로 노출된 일선 공무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심하며 일하는 근무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청 민원실에 설치된 경찰서 연동 비상벨. 사진/중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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