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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급격한 증가한 저축은행 자영업자 대출 점검 나선다
저축은행들 규제 피해 자영업자 대출 늘려…1년 전보다 31.5% 증가
2019-04-03 15:31:29 2019-04-03 15:31:29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금융당국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일명 자영업자대출)에 대해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피해 자영업자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자영업자대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이들 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등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빗겨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자영업자대출 점검에 나선 데에는 최근들어 대출 잔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피해 자영업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13조71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10.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이 가계대출 증가율의 3배에 달한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 실시 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부터 저축은행에 대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실시했다.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마련한 이 규제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7%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어긴 저축은행은 등급별로 다음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2~6%로 제한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시행되자 저축은행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크게 하락했다. 규제 전인 지난 2016년 말 기준 저축은행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32.5%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10%대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의 최근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는 다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대출의 경우 과거 주담대로 활용하는 비율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자영업자대출을 늘리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2분기부터 저축은행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자영업자대출 외에도 기존 가계대출에 대한 건전성을 보고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포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일명 자영업자대출)에 대해 점검을 추진한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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