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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른자위 분양 큰 장 선다
바뀐 청약 분위기 확인한 건설사들…성수기 맞아 물량 쏟아내
2019-04-04 15:04:51 2019-04-04 15:35:5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청량리, 강남 등 서울 노른자위에서 한동안 뜸했던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 청약제도 개편 후 한차례 조정기를 거친 분양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양상이다. 실수요 중심으로 바뀐 청약제도를 활용해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에 성공할지 관심이지만, 대출 규제 및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는 접근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시공사들은 최근 다주택자가 미계약분을 노리는 현상에 기대어 분양 성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교통 요지로 꼽히는 청량리에서 건설사 3곳이 주상복합 물량을 분양한다. 효성중공업·진흥기업, 롯데건설, 한양이 청량리에서 경쟁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과 한양은 일반 분양물량이 1000가구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강남에서도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포레센트’, GS건설이 방배 그랑자이분양을 진행한다. 특히 강남은 일반 물량이 많지 않아 다른 지역보다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청약제도 개편 이후 분량 물량이 나오도록 시공사들을 유도하면서 한동안 공급이 묶였었다. 시공사들도 바뀐 제도가 어떻게 작용할지 몰라 일정을 미루며 눈치작전을 벌여왔다. 결과적으로 1순위 청약 가능한 무주택자도 대출이 제한돼 청약 미달 또는 미계약분을 초래했지만, 다주택자들이 잔여물량을 흡수하면서 완판에 대한 걱정은 줄어든 상황이다. 더 이상 미루기엔 비용 부담도 커 시공사들이 봄 성수기를 맞아 물량을 풀기 시작했다. 일례로 올 1분기 중 106가구 분양에 그친 서울 강남3(강남구, 서초구, 송파구)2분기 중 많은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분기 중 서울 강남3구에서 10개 단지, 7502가구가 공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3009가구가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일반분양 된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약 16.7배 많은 수준이며 최근 5년 동기간 중 실적이 가장 많았던 2016(332가구)보다도 10배 정도 많다.
 
업계에서는 일단 서울에서도 최대 관심지역이라는 점에서 청약 경쟁률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높은 분양가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실제 청약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청약제도 개편 이후 유주택자 청약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실제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분양가 9억원 이상 물량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청약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부담이 있다. 청량리 등 평수가 작은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대부분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급자 측에선 크게 겁내는 분위기가 아니다.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청약제도 개편 등으로 부적격자 미계약 물량이 생기면 일명 줍줍(줍고 줍는다) 현상으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잔여세대 분양에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현금 부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유주택자도 돈만 있으면 당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청약보다 잔여세대 분양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다. 특히 청약 통장이 필요한 2순위에 청약을 하느니 차라리 잔여세대 분양을 노리는 것이 낫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량리, 강남 등은 서울에서도 인기 지역이라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청약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은 실수나 착오 등의 이유로 미계약 물량도 발생해 자금력을 갖췄다면 무순위 청약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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