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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로 복지·환경문제 해결…서울, 25개 전 자치구에 전파하겠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하루빨리 지방분권 시행해 생활문제 해결해야"
2019-04-10 06:00:00 2019-04-10 08:43:3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가 들어선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남북 평화무드와 제로페이의 시작, 유치원 보육대란 등 굵직굵직한 대형 이슈들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역할이 정부를 앞지르는 등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은 자치시대'이다. 그러나 자치분권화 문제는 아직 답보상태로 지자체의 동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토마토는> 서울 자치구 단체장들을 만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과 지역의 현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토마토TV 뉴스카페 생방송 '토크합니다'에 출연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지면 기사에 옮겼다(편집자주).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9일 합정동 토마토TV '김선영의 뉴스카페'에 출연해 구정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양천구에 가보면 푸릇푸릇한 나무가 눈에 많이 띄는데 아파트가 많은 양천구 곳곳에서 공원과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다소 신기하기도 하다.
 
신시가지이던 목동아파트가 30년이 됐다. 그만큼 30년 역사만큼 나무들도 울창하다. 목동아파트가 있지만 그 사이사이에 공원들이 잘 갖춰져 살기 좋은 곳이라고들 한다. 목동 중심축으로 5대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크고 작은 공원이 모두 100여개나 된다. 양천구 주변으로 부천 넘어가는 곳에 큰 녹지지대들이 있는데 그 곳을 잘 가꿔야 한다. 어르신들이 주말농장을 난립해 짓고 있어 민선6기부터 지금까지 정비를 하고 있다. 올해 도시농업공원이 4월에 개장하고, 2020년까지 1곳을 추가로 조성해서 민선7기 에코 양천에 걸맞게 도시농업공원에서 함께 텃밭도 가꾸고 벌도 키워 꿀도 만들고 마을공동체 활동을 구현하고자 한다. 5대 공원도 많이 노후화됐다. 올해부터 리모델링하는 큰 계획들을 갖고 있다. 워낙 큰 공원이라 양천공원도 아스팔트가 깔려있는데 푸릇푸릇한 잔디로 만들어 가족과 텐트치고 주말에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요즘 미세먼지가 많은데 근본적으로는 나무, 잔디 같은 푸른 환경이 많아져야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성동구와 함께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특구로 지정이 됐다. 미래지향적이고 좋은 말인데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어떻게 변화되는 것인가.
 
보통 스마트시티하면 새로운 도시를 만들 때 인프라를 4차산업혁명에 맞게 도로부터 새롭게 만드는 것을 생각한다. 결국 스마트시티라하는 것은 작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많은 문제들이 나타난다. 쓰레기, 교통, 주차, 미세먼지, 환경 등이 사람들이 많이 밀집해 모여사니까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생활상의 문제들을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도입해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오래된 우리같은 도시들이 갖고 있는 대안이다.
양천구랑 성동구가 스마트시티 테스트베드 특구로 지정됐다. 양천구의 복지나 환경분야에 이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주민들 생활상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천구에만 보안등이 7500개 있다. 어쩌다 고장이 나도 주민들이 신고하기 전까지는 7500개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보안등에 센서를 부착해 직원 전화와 연결해 고장이 나면 바로 고치고, 미세먼지도 감지할 수 있다면 양천구 안에서도 지역별로 다른 미세먼지 수치를 안다면 행정력 낭비를 줄이고, 바로바로 주민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대안도 데이터를 모으면 솔루션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베드이기 때문에 여기서 성공한 사례들, 3년동안 모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25개 자치구에 확산할 근거들도 생길 것이다.
 
어르신 운전면허 발급이 이슈인데 자진 면허반납이 양천구에 먼저 시작했다.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고령자 운전때문에 나오는 사고들, 특히 얼마 전에 96세 어르신이 운전하다가 젊은 여성을 사망하게 하는 사고도 있고 크고 작은 사고가 있다. 양천구만해도 65세 이상 어르신이 5만8000명 된다. 그 중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어르신이 절반 정도 된다. 그러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나기 마련이고, 도시에선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운전보다는 교통카드를 지급하면 스스로 반납해 본인의 건강도 지키고 우리 사고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655명이 면허반납을 신청할 정도로 굉장히 폭발적으로 반응이 좋다. 자녀들이 불안하니깐 이번 기회에 설득해 면허증을 반납하러 오는 분도 있다. 양천구에 어르신도 집에서 병원갈 때 잠깐잠깐 운전했던 대신 이번 기회에 반납하시면 좋은 기회다.
 
양천구의 목동아파트 재건축은 양천구를 넘어 서울시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는가.
 
작년에 이미 알다시피 전문가들을 불러 기본적인 안전진단을 진행했다. 이제 정밀진단을 해야 한다. 재건축으로 가는 절차인데 주민들이 스스로 안전진단에 드는 비용을 모금해 본인들의 사유재산을 해야하는데 안전진단이 강화됐다. 부동산시장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니까 조절하는 과정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지침 강화로 주춤한 상황이다. 주민들이 현재 모금을 하고 재건축 설명회도 하고 있다. 양천구도 재건축전담팀을 구성했다. 주민들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정보들을 안내하고 안전진단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행정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정도 모금이 되고 정밀안전진단이 되면, 주차문제도 심각하고 소방도로도 확보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재건축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국토교통부와 논의해야 하는 문제다.
 
지하철 이슈도 있다. 목동선, 강북횡단선 등이 얘기 나오는데 실제로 언제쯤 이용 가능하게 될까.
 
신월지역에서 주요 관심사가 대중교통이 굉장히 열악한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경전철이라도 연결했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다. 민자라 막대한 사업비가 들다보니 지연됐는데 올해 박원순 시장이 발표를 했다. 국비와 시비를 들여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 2028년에 경전철을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달 설명회를 거쳐 국토부에 철도망 계획을 제출해 확정이 되면, 예비타당성조사가 이뤄지고 이에 따라 기본설계 등이 진행된다. 민자로 지지부진하던 것이 국비와 시비를 들여 재정사업으로 진행이 되면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부트럭터미널과 목동유수지는 양천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곳인데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나.
 
2016년 도시첨단물류단시 시범단지로 선정된 서부트럭터미널은 물류 기능 현대화를 비롯 상업, 업무, 문화시설 등으로 복합개발하기 위해 개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운영사인 서부T&D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올해 초에 제출했다. 양천구는 이 곳의 공공기여시설에 대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평생교육시설을 비롯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편의시설 등이 조성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는 서울시, 교육부 등과 논의를 보다 진척시켜 서부트럭터미널 개발과 맞물려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3만평 규모의 목동유수지 일대에 중소·벤처기업 창업, 마케팅 및 유통과 인큐베이팅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중소기업혁신성장밸리’라는 이름만 나온 정도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 국회의원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어떻게 들어서야 할 것인가, 규모는 어느 정도로, 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주변 인프라와 기반시설들은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가 등 구체적인 그림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지난 해 10월 목동유수지 인근 중소기업유통센터 내에 서울 청년창업사관학교가 개소한 만큼 청년 창업공간과 창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등에 관한 부분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겠다. 인근 마곡 R&D 연구단지와의 네트워크, 대기업들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및 연계에 대한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임. 올해는 관련 부처와 구체적인 부분들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방분권 관련해서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도 했다. 민선7기 들어 지방분권은 어떻게 실현 가능할까.
 
지방분권은 시대적인 과제이기도 하고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지방자치가 시행된지 20년이 넘었다. 90% 이상의 지방정부가 재정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모든 사업들을 하려고 보면 국가에서 정부에서 하는 사업들도 매칭으로 돼 있다. 기초생활수급비, 기초수당 등도 정부에서 얼마, 지방에서 얼마를 매칭으로 대야하니깐 복지비만 해도 1년에 복지비가 전체 예산의 5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방의 재정이 열악할 수 밖에 없고, 전체 90% 이상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지방분권이 이뤄지는 것은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생활상에 있는 민생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이다.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데 국회의원 몇몇 분이 반대해 통과가 안 되고 있다. 굉장히 안타깝다. 민생이란 관련된 생활문제이기도 하다. 주민들이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라고 요구했을 때 3년이 걸린다. 경찰청을 갔다가 심의하고 서울시로 오고 재정적으로 누가 할거냐 이렇게 되다보면 그 사이에 사고나는 경우도 많다. 현장에서 가장 밀접한 기초지방정부에 권한을 줘 생활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했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다.
 
양천구는 지난 해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하고 고령화 대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들었다.
 
양천구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특별히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해 12월, 인구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정책 인프라 구축과 세대간 통합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인정받아 고령친화도시 WHO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들에서 건강도시 관련 상을 3개 수상하며 건강도시로서의 면모도 탄탄히 쌓고 있다. 모든 세대가 조화를 이루며 어린아이도 어르신도 불편하지 않고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환경을 구축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찾아가는 백세건강 주치의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첫 단계로 지난 2~3월에 주민등록일제조사기간을 활용해 80세 이상 어르신 현황 전수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이달 중순까지 조사결과를 집계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방문을 희망하는 어르신들을 방문간호사들이 직접 찾아가는 2차 심층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요양원과 개별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 외에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집중 건강관리를 진행한다. 백세건강 주치의제는 의사, 간호원, 운동처방사, 영양사 등으로 전담팀을 구성하고 서남병원 등 지역 민간의료기관과도 협업해 응급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외에 복지관과 연계해 경로당 등 어르신들의 접근이 용이한 시설들을 리모델링해 지역밀착형 소규모 어르신복지센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어르신들의 복지, 문화, 건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어르신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테두리 안에서 어르신 돌봄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서울 양천구 개청이래 최초 여성 수장으로 민선6기를 시작한 김수영 구청장은 지난해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61%를 득표하며 여유롭게 민선7기 재선에 성공했다. 양천구 최초의 연임 구청장이며, 전국 226개 기초지방단체 8명 여성 단체장 중 민주당 출신 유일한 재선 구청장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아현초, 금란여중·고를 거쳐 1983년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문학평론을 꿈꿨던 그가 정작 눈을 뜬 것은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 운동이었다. 총학생회장으로 3번의 옥고를 치렀고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 본부장, 여성이 만드는 일과미래 이사,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의 권익 보호와 노동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 왔다.
 
 
사회복지 분야 석·박사를 취득할 만큼 사회복지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민선6기 때 ‘양천형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스템을 구축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했고, 전국 최초로 50대 독거남 공동체 복귀 지원시스템 ‘나비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주민과의 소통을 구정운영 제1기조로 삼고 생활밀착형 행정을 펼치는 그를 주민들은 ‘엄마구청장’이라 부른다. 민선7기 양천구는 개청 30주년을 지나 새로운 30년을 향해 새롭게 돛을 올렸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굵직한 개발 과제들을 힘있게 끌고 나가야 할 그는, 꼼꼼한 엄마와 더불어 추진력 강한 사령탑을 예고했다. 김수영 구청장은 민선7기에 임하며 주민들에게 ‘YES’를 약속했다. 일자리가 넘치는 활력도시(Young), 푸르고 깨끗한 생태도시(Eco), 미래를 선도하는 똑똑한 도시(Smart)로 ‘사람중심, YES 양천’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진행=김선영 미디어토마토 본부장, 정리=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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