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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박삼구 전 회장, 아시아나항공 매각 유력
2019-04-14 21:59:17 2019-04-14 22:24:55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단에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당국과 채권단, 항공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고 채권단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내용의 자구안에 대해 양측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와 채권단의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주 중 수정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는 15일 이사회을 열고 수정 자구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수정 자구안에는 채권단의 지원을 전제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 대출금 4000억원에 시장성 채무까지 포함해 올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채권단의 지원 없이 금호아시아나가 독자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은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요청했던 5000억원을 영구채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핵심 자산인 아시아나항공을 팔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등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9일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4.8%)을 담보로 맡기는 대신, 신규 자금 500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금 지원을 받고도 향후 3년간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다른 곳에 매각해도 좋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례적으로 금호아시아나의 자구안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며 사실상 퇴짜를 놓았다.
 
재계와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잠재 인수 후보로 SK그룹과 신세계·CJ·애경그룹 등을 꼽는다. SK는 지난해 최규남 제주항공 전 대표를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고 조양호 회장 빈소에서 인수설과 관련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금호아시아나와 협력관계인 신세계는 서비스업에서의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은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대형 항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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