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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서기석 헌법재판관 퇴임…"균형잡힌 헌재 바란다"
조 "헌법 전문 정신 늘 염두"…서 "본질 깊이 성찰"
2019-04-18 13:54:55 2019-04-18 13:54:55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문형배·이미선 후보자의 임명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조용호·서기석 헌법재판관이 6년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헌법재판소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40년 가까운 판사 생활을 마치고 법복을 벗는 두 재판관의 퇴임식을 열었다.
 
조 재판관은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한편,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라는 헌법 전문의 정신을 늘 염두에 뒀다"며 "과잉금지 심사를 함에 있어서는 다수의 사건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부터 의심해 봤고, 법익의 균형성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공익이고, 공익과 사익의 비교는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하여 보고연구관들과 자주 토론을 하면서 고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우리 헌법의 궁극의 이념인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실천 원리인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의 헌법질서와 가치를 헌법재판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천착하면서, 법논리의 전개뿐만 아니라 당해 사안의 본질적인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자 했다"며 "폭넓은 설득력과 미래에도 생명력을 가진 균형 잡힌 결정문을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무미건조한 법 논리만의 전개에 그치지 않고 저 나름의 멋내기 등 새로운 시도도 해봤다"고 밝혔다.
 
조용호 헌법재판관이 지난 11일 오후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정해 있다. 사진/뉴시스
 
서 재판관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했었다"며 "지난 6년간 우리 사회는 극심한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겪었고, 이것이 정제되거나 해결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로 쏟아져 들어왔다. 저는 어느 정파나 이해집단이든 그 주장이 항상 옳고 정의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정치적·이념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열린 시각으로,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시대 우리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냄으로써,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룩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우리 재판소가 수행해야 할 역사적 소명이라고 믿었다"며 "앞으로도 헌재가 균형잡히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재판을 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두 재판관은 지난 2013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돼 지난해 6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하는 등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 다만 최근 낙태죄 처벌 사건 관련해서 서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으나 조 재판관은 합헌 의견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까지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고 19일 두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이다.
 
서기석 헌법재판관이 11일 오후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정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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