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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선점경쟁 불꽃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 '춘추전국시대' 맞아
삼성·LG·KT·두나무·블로코 등 기업 맞춤형 플랫폼 구축
2019-04-25 15:29:14 2019-04-25 15:29:22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기업용(enterprise) 블록체인 시장이 산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거래 투명성과 보안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기업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까지 잇달아 엔터프라이즈형 블록체인 솔루션 구축에 출사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바야흐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사진/픽사베이
 
25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삼성·LG·현대·KT 등 대기업과 블로코·두나무 등 블록체인 기업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와 비즈니스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 맞춤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기존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아마존 웹서비스(AWS)등의 주도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국내에서도 블록체인과 클라우드를 결합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이 상용화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삼성SDS다. 지난 2015년 블록체인 전담 조직을 신설했던 삼성SDS는 2017년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24일 차기 버전인 '넥스레저 유니버설(Nexledger Universal)'도 출시했다.
 
이는 삼성SDS의 분산 합의 기술(Nexledger Consensus Algorithm)과 범용 블록체인 기술인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이더리움(Ethereum)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MS애저(Microsoft Azure) 마켓플레이스에서 플랫폼형 서비스(PaaS·Platform as a Service) 형태로 이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삼성SDS는 지난 14일 인도 IT서비스 회사인 테크 마힌드라(Tech Mahindra)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확산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제조기업의 전자계약시스템과 수출통관 물류서비스, 은행권 공동 인증서인 뱅크사인 등에 넥스레저를 도입하기도 했다.
 
오는 2023년까지 계열사 90%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을 밝힌 LG그룹은 LG CNS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LG CNS는 지난해 5월 내놓은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Monachain)'을 통해 비즈니스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나체인은 공공·금융·통신·제조 등 모든 산업 영역에서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디지털 인증·커뮤니티 화폐·공급망 관리를 지원한다.
 
현재 LG CNS는 한국조폐공사에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하이퍼레저·R3 등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가입해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의 ICT 전문기업인 현대오토에버는 이달부터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 나선다.
 
올해 초 정부의 블록체인 민간주도 프로젝트로 선정된 현대오토에버는 중고차 매입부터 판매까지 주요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중고차 운행기록, 사고이력의 위변조 등을 차단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플랫폼 개발은 연내 완료되며 서비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자동차·물류·부품·건설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Blockchain-as-a-Service) 플랫폼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개발할 방침이다.
 
이밖에 KT는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GiGA Chain Baas를 통해 블록체인 상용화를 꾀하기로 했으며,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환경을 구축·관리할 수 있는 통합 블록체인 어플라이언스 'huba'를 제공한다.
 
한편 블록체인 기업에서도 맞춤형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다. 두나무는 '블록체인업계의 아마존'이 되기 위해 컨소시엄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를 런칭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전문 기업 블로코(Blocko)는 하이브리드형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인 '아르고 엔터프라이즈(Aergo Enterprise)'를 통해 생태계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블록체인 사업이 본연의 기술보다 암호화폐나 투자 등에 집중돼 왔다면 이제는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클라우드 위에 블록체인이 결합한 형태가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 널리 알려진 BaaS 이외에도 서비스형 인프라(IaaS), 플랫폼형 서비스(PaaS),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등 블록체인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AWS, MS등 글로벌 IT기업을 넘을 수 있는 플랫폼이 나올 지 기대된다"며 "획기적인 서비스가 산업 전반에 적용될 경우 블록체인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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