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에어백 결함 조사 확대하는 미국에 현대·기아차 '시름'
6개 업체 1230만대 차량 조사
2019-04-25 20:00:00 2019-04-25 20: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 당국이 ‘에어백 결함’ 조사 강도를 한단계 끌어올리며 지난해 110만대 리콜을 진행한 현대·기아자동차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에어백 결함 조사를 피아트크라이슬러, 혼다, 토요타, 미쓰비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사 단계를 ‘예비 평가’에서 ‘공학분석’으로 높였다. 조사 대상은 6개 브랜드의 2010~2019년 모델로 총 1230만대에 달한다. 이들은 독일 에어백 업체 ZF-TRW의 제품을 장착했는데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총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 조사에 따르면 이번 에어백 결함은 ZF-TRW가 제작한 컴퓨터 제어 시스템이 전기적 과부하 탓에 손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충돌 사고에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리콜을 단행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3분기 현대·기아차가 진행한 리콜에 대해 18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에어백 품질 불량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미 당국 조사 발표 전 리콜 대응을 위한 목적이었다.
 
미 당국이 에어백 결함 조사 확대에 나선다. 사진은 현대차 본사. 사진/뉴시스
 
미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향후 나올 결과에 따라 충당금에 대한 회계 처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현대·기아차에도 책임이 있다면 1800억원의 충당금을 환입할 수 없음은 물론 피해 보상 사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당국의 칼날은 자동차 업체보다는 에어백 업체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에어백을 사용한 여러 기업의 차량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교통당국은 “최근 발생한 토요타 차량의 두 차례 충돌 사고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면서 조사 범위와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사 차량에서 생긴 문제로 미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만큼 현대·기아차도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진행한 2019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관련 이슈에 대해 “이번 조사 강화는 문제가 된 에어백을 설치한 전 회사가 대상”이라며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모든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