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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이라고 무조건 버리지 않는다···미래 사업 더 투자하라
2019-04-29 00:00:00 2019-04-29 0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포기 경영'이 마치 적자사업은 모두 정리하라는 말로 오해할 수 있지만 꼭 그러한 것은 아니다.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적자의 폭이 늘어나더라도 과감하게 더 투자하라는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종합기술원 회장)은 자신의 저서 ‘초격차’에서 적자사업에 대한 견해를 언급했다. 불황기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인풋과 아웃풋 중에서 인풋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사업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과 인력의 양을 보면서 주저하게 되는 것이 불황기에 접어든 경영자들의 일반적인 행태다. 하지만 경기는 부침을 거듭하며 돌게 마련이고, 만약 불황기 때에 투자를 해놓지 않으면 호황이 찾아와도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황기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권 회장은 “적자 부서를 맡았다고 치다. 미래에 회복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적자에 또 다른 적자를 더해도 그다지 상관이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도 했다. 이어 “어차피 100억원 적자가 나나 200억원 적자가 나나, 적자가 난다는 것은 똑같다. 만약 회복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100억 적자 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100억을 더 투자하는 것이 낫다”면서 “물론 자칫하면 200억원의 적자가 날 수도 있다. 그래도 겁먹지 말고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적자 상태를 헤쳐 나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기업의 긴박한 상황에서 교체되곤 한다. 위기 상황의 구원투수로 나서는 것이다. 권 회장은 이러한 자리를 맡는 후배들에게 “어차피 지금 적자가 나 있는 상태이니 단기간에 무리해서 흑자로 전환시키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어차피 적자가 났으니 미래를 위해서 더 큰 투자를 고려해야 하며, 심지어 필요하면 적자를 더 내도 좋다고 말해줄 때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밤새도록 고장 난 기계를 고쳐가면서 일하고는 “우리는 팀워크를 발휘해서 그동안 말썽을 부리던 기계를 고쳤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회사에 이익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 기계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임직원들이 원래해야 할 일이다. 무조건 아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투자를 집행해야만 적자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부실 사업부서나 적자 회사에 투입된 경영자에게는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배짱과 안목이 필요하다”고 그는 전했다.
 
경영자의 가장 큰 기쁨은 적자 사업을 맡아 흑자 사업으로 전환시켰을 때 찾아온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경영자는 자기 자식이 태어나는 것과 같은 기쁨과 감격을 누리게 된다. 그럴 경우 그룹 최고경영진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적자사업의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고 권 회장은 당부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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