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롤란딕 소아 뇌전증, 항경련제 사용 신중해야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9-04-30 06:00:00 수정 : 2019-04-30 06:00:00
최근 들어 롤란딕 뇌전증에 항경련제 사용을 자제하는 경향이 높아져서 매우 반갑다. 과거에는 검사상 롤란딕 간질파가 나오면 거의 무조건 항경련제를 처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유명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소형병원 신경과까지 거의 대부분 신경과 의사들이 롤란딕 뇌전증에 처방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그런데 최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롤란딕 간질 환자의 치료율에 대한 장기추적 결과를 발표한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진 듯하다.
 
당시 결과는 롤란딕 간질로 진단되면 거의 100%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했다. 게다가 항경련제를 투약하지 않은 경우보다 투약한 군에서 뇌파가 정상화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고 한다. 이 발표는 롤란딕 뇌전증은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완치가 되는 뇌전증임을 명확히 했으며 더군다나 항경련제 없이 관리하는 게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사실 원래 존재하던 진료 지침에도 롤란딕 뇌전증으로 진단된다면 항경련제 사용 없이도 완치가 된다는 것을 명확히 가르쳐 주고 항경련제를 사용할지 안 할지 부모에게 선택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안내 없이 무조건적 투약을 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던 것이다. 당연히 이루어졌어야할 잘못된 관행이 최근 들어 교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롤란딕 뇌전증은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까지 확인된 것은 후두엽에서 간질파가 보이는 경우는 롤란딕 간질의 변형이라고 하여 역시 양성 뇌전증으로 분류된다. 후두엽 뇌전증만이 아니다. 역학적으로 완전히 조사 되지는 않았지만 중심측두부 롤란딕 영역 외에도 중심부로 편향된 경우라든지 두정부나 측두부에 이상 뇌파가 나오는 경우도 역시 롤란딕 뇌전증의 변형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대의학이 아직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은 이러한 뇌전증에 100% 완치된다라는 역학조사를 못한 것일 뿐이다. 100% 완치된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보니 이러한 뇌전증에 아직도 무조건 적으로 항경련제를 투약하고 있는 것이 정당화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상의 양상이나 위험도 심지어 장기적인 예후의 긍정성도 롤란딕 뇌전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매우 양호한 예후가 예상되는 소아 뇌전증에 항경련제를 투약해야 될 의학적인 근거는 매우 미약하다.
 
더구나 항경련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소아의 인지발달 뇌발달에 미치는 안정성이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인지 발달이나 학습발달에 저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게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경우라면 무조건적 투약은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아 뇌전증에서 부분간질로 부상의 위험이 없거나 야간 수면 중에 경련하여 위험성이 적은 경우라면 항경련제 투약은 심각하게 재고 돼야 한다. 항경련제가 장기투약을 해도 소아들의 인지발달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 안정적으로 확인될 때까지는 아주 제한된 경우에만 투약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롤란딕으로 밝혀진 것은 아주 일부의 소아뇌전증(소아간질)이다. 무수한 소아뇌전증이 항경련제 없이도 저절로 완치가 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자연 치료될 뇌전증에 장기간 고농도의 항경련제를 의미없이 투약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과학이라는 이름,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약물 폭력이 아닌가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아 뇌전증 아동을 둔 부모라면 항경련제가 자신의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주치의에게 진지하게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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