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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1분기 실적…"얼마나 잘 굴러갔나"
한국타이어 부진…금호·넥센 반등 기대
2019-05-01 20:00:00 2019-05-01 20: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들어간 상황에서도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자동차 타이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2331만개로 집계됐다. 생산량은 2184만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 소폭 하락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며 올 1분기 타이어 업계 실적은 최악의 부진은 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올 1분기 실적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 1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매출은 1조7014억원, 영업이익은 1620억원이다. 매출은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3% 감소한 수준이다. 전반적인 판매량이 줄고 유럽 시장 부진까지 겹치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더블스타로 주인이 바뀐 금호타이어는 흑자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같은 분석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6516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타이어 3사 중 가장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넥센타이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5022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6.8% 늘어난 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시장 가격 인상분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타이어 업체 3사의 올 1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한국타이어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타이어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성비가 높은 후발주자 선호 경향이 지속된 것이 실적 방어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대·기아차가 실적을 회복하며 타이어 업체들의 판매량이 늘었고, 미중무역 갈등으로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며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이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타이어 수출이 줄었으나 올 1분기는 증가했다”며 “특히 북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감소분을 회복한 수준이다.
 
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3개 업체는 지난해 우울한 실적을 받았다. 3사 지난해 매출은 11조3378억원으로 전년 11조6577억원보다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62억원, 순이익은 4512억원으로 각각 1.9%, 21.5% 줄었다. 중국 수출이 줄며 국산차 생산 감소에 따른 결과였다. 
 
넥섹유니버시티 전경. 사진/넥센타이어
 
3사 중에서도 금호타이어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회사는 전년보다 11% 하락한 2조5587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1827억원에 달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실적 반등을 통해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실적이 반등함에 따라 타이어 판매량도 증가할 것”이라며 “1분기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2분기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야구 구단 히어로즈 지원에서 손을 떼며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현재는 2위 금호타이어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히어로즈를 통해 넥센이 누릴 홍보 효과는 다 봤다는 게 업계 시각”이라며 “실적이나 회사 상황과 상관없이 적절한 시기에 손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히어로즈 지원을 끊은 넥센타이어는 여유 자금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최근 서울 마곡 산업단지에 연면적 5만7171㎡ 규모의 중앙연구소 ‘더 넥센 유니버시티’를 열었다. 이곳에서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유럽 시장에서 기대했던 윈터 타이어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 않고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타이어 업계는 올해 큰 폭의 반등은 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동남아 업체들의 저가 제품이 들어오면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점점 시장이 커지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전용 타이어 개발을 통해 국내 업체들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타이어 3사는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고급화 전략으로 내수는 물론 미국, 중국 시장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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