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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여 한 중학교 교사, 학생 상대 부적절 언행 논란
2019-05-12 21:07:11 2019-05-12 21:27:37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충남 부여의 한 중학교 여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언행을 했다는 증언이 속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학교와 교육청은 전문기관에 이를 신고하고 피해전수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부여지역 한 중학교 교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진술한 피해학생이 부모와 피해 사건에 대해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 사진/피해자 제공
부여에 있는 A중학교 학부모회 대표 4명은 12일 부여교육지원청을 찾아 교육장과 해당 학교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의 진술서와 증거자료 등을 제출하고 해당 교사에 대한 파면을 요구했다. 진술서와 증거자료만 50페이지 분량에 이른다.
 
학생들 진술에 따르면, A중학교 교사 B씨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수업시간에 일부 학생의 헤어스타일을 가리키며 ‘귀두컷’이라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음낭’을 손가락으로 표현하며 “하이파이브를 가장한 Fxxx you야”라는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를 주장하는 한 학생은 “여자선생님이 남학생들의 성기를 형상화하며 욕하는 것이 정말 듣기 싫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마른 것들은 고추가 작다고 성희롱을 했다. 성적 수치심이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학생들은 또 B씨가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 학생들을 부른 뒤 자신이 신고 있던 슬리퍼로 팔뚝을 때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 밖에 B씨는 학생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를 욕하거나, 학부모를 부른 자리에서 학생에게 욕설을 하기도 하고, 다문화, 편부모, 조부모가정의 아이들 사생활을 수업시간에 다른 학생들에게 알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부모 C씨는 “차라리 전학을 가려고 했다. 일을 크게 벌이기 싫었다. 아이들에게 해코지할까 두려웠다”며 “교과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 아이들의 피해를 피하고자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도 싫다. 파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부모 D씨는 “합당한 조사가 필요하다. 수업에서 배제해야 한다. (B씨는)아이들에게 ‘그래봐야 정직 3개월 받으면 된다. 해외여행이나 다녀오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는 교사”라면서 “같은 부모의 입장은 고사하고 교사의 역할만 제대로 해주길 바랐다. 심지어는 아이들의 말을 의심하기도 했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 E씨는 “B씨와 상담하러 학교를 찾아갔는데, 내 아이에게 ‘이 새끼 나쁜 새끼’, ‘등신’이라고 하더라. 내 아이를 교실로 보내놓고서는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 등 비밀스러운 것들을 수없이 쏟아냈다”며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이후에도 아이에게 팔굽혀펴기를 50번이나 시켰다”고 분노했다.
 
해당 학교 측과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는 “학교폭력 매뉴얼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 사실을 신고해서 전수조사를 의뢰했다”며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교사가 아이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당분간 분리하거나 연가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장도 “Wee센터에 있는 상담교사를 즉시 파견해 아이들의 스트레스 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상담케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교사 B씨는 “지금 학부모들이 말한 것 말고, 우리 학교가 가지고 있는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학생들이 선생을 울리고, 교실에서 바지 벗고, 옷을 갈아입고 기타 등등 문제가 많다. 지난 두 달 동안 제가 부드럽게 얘기해왔다”며 “지금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 어머님들의 상처나 지적하시는 말씀이 틀렸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제 불찰을 인정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1학년, 3학년 아이들 교과서에 제 번호 적혀있다. 모든 학생들한테, 첫 수업시간에 번호를 줬다. 수업에 관한 질문이나 학교폭력 피해나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요청을 하라고 번호를 오픈했다”면서 “학생부만 23년째다. 상담과 인성 업무만 23년째다. 그런데 우리 학교가 병든 부분이 많다. 자꾸 덮으려고 한다”고 사안과 다른 문제를 제기 했다.
 
그는 “어떤 것을 입을 잘못 열어서 그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다”면서 “제 잘잘못에 대해서 시인할 부분과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교육장께 잘못을 인정할 부분과, 제안 드릴 부분, 학교가 9월에 정기감사가 있다. 그 전에 자정할 기회를 주실 것 같다. 학부모가 제기한 문제는 작은 부분이고 내 개인적인 실수지 않느냐”며 문자로 세부 내용을 요청했지만, “천천히 절차 밟은 다음”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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