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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해소 전이라도 대북 식량지원 나서야"
민간단체, 정부에 조기지원 요구…"가을 수확 전 5~9월이 적기"
2019-05-14 17:22:31 2019-05-14 17:23:5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이 1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조속한 대북 인도지원 필요성을 밝혔다. 국제기구에서도 가을 수확 이전 5~9월을 대북 식량지원 적기로 보고 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주최 민간단체 대상 대북 인도지원 관련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북미 갈등과 북한 핵문제 때문에 대북 인도지원을 원활하게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북한 식량상태가 나쁘기에 북미관계가 풀리기를 기다려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성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도 "기본적으로 종교인들은 남북관계나 국제정세에 상관없이 민간차원 교류와 인도적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EP) 사무총장 방한을 계기로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분위기 형성에 나서는 중이다. 김 장관과 대북지원단체가 만난 것도 같은 차원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공론화하려는 의도다. 김 장관은 15일에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북인도지원 관련 의견수렴을 이어갈 예정이다.
 
WEP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일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 식량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136만톤의 곡물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북한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1010만명이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이같은 현실인식에 인도주의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분리해야 한다는 점을 토대로 정부가 나서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는 동의를 이끌어냈으며, 전날 비즐리 총장과 면담에서도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인도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식량)지원시기는 WFP 조사보고서에 초점을 맞춰야 할 듯하다"며 "가을 수확기가 오기 전인 5~9월이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고서에 적시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9월 내 식량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북한이 지난 4·9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나선 것이 변수다. 보수 야당 사이에서는 북한의 발사체 도발 직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것은 굴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 장마당 식량가격이 안정된 상태로, 북한 주민대상 식량사정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 첫 번째)이 14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대북 식량지원 관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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