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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중개, 갈수록 '시들'
코리아에셋·IBK·유진만 '적극'…멀리 내다보는 안목 필요
2019-05-16 06:00:00 2019-05-16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증권사들의 크라우드펀딩 중개활동이 시들해진 모습이다. 지난 2016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국내 도입 당시 중소형 증권사들이 중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나 현재는 중기특화증권사 정도만 펀딩을 이어가고 있다. 펀딩 중개는 다른 사업에 비해 절대수익금액이 매우 적기 때문에 근시안적인 펀딩 플랫폼 제공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투자은행(IB) 분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로 등록된 국내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 총 5사다. 이중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최근까지 신규 펀딩을 유치하며 중개업무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016년 1월부터 국내에서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지면서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들었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시장은 와디즈 같은 전문 중개업체들의 점유율이 월등히 높지만, 증권사 중에서도 중소기업특화증권사들은 꾸준히 실적을 쌓았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총 58건의 펀딩을 중개해 5개 증권사 중 가장 많았고, IBK투자증권은 53건을 중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1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IBK투자증권이 2건, 유진투자증권 1건으로 잠잠한 모습이다. 
 
KTB투자증권은 그동안 총 17건의 펀딩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상반기 이후 신규펀딩이 없는 상태다. 키움증권도 누적 실적이 8건이며, 지난해에도 1건을 중개하는 데 그쳤다. 키움증권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무를 철수하는 것은 아니고 계속 검토중이라는 입장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이제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의 작은 기업들이 진행하는 것이어서 이를 중개해 증권사가 얻는 수수료 수입도 적을 수밖에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펀딩 중개로 인연을 맺은 뒤 기업이 차츰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을 돕는 금융주선부터 인수합병(M&A), 직접투자(PI), 기업공개(IPO) 주관까지 IB분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펀딩을 중개한 기업들 가운데 '하이코어'를 포함해 2개 기업의 자금조달을 주선했고, 일부 기업들은 창업투자회사에 연결해 심사 중이다. 또한 펀딩을 받은 기업들 중 코넥스 상장준비에 들어간 곳도 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펀딩을 준비 중인 기업들은 하반기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사적자본시장이 취약하고 아직까지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장기간 기다리는 투자문화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전문 중개업체가 아닌 증권사들이 중개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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