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에 여야 총출동…황교안, 광주시민 거센 항의에 '곤혹'
여야4당 "광주정신 이어받고 진상규명해야", 한국당 "갈등·반목 부추기면 안 돼"
입력 : 2019-05-19 15:13:51 수정 : 2019-05-19 15:13:51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빗방울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5·18 희생 민주영령의 넋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5당 지도부와 5·18 유공자·유족, 시민, 학생, 각계 대표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기념식은 오프닝 공연·국민의례·경과보고·기념 공연·기념사·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60여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폄훼세력을 비판했다. 아울러 정치권에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 등 진상규명 노력을 촉구했다. 기념식을 마치고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5·18 희생자의 묘역을 참배하며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전날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도 참석하며 1박2일 일정을 소화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등 4부 요인과 정부 장·차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등도 기념식을 함께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이 이례적으로 외부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당일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황 대표는 오전 9시30분께 버스를 타고 국립 5·18민주묘지 앞 '민주의 문'에 도착했지만, 수백명의 추모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추모단체는 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김순례 등 소위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없는 기념식 참석에 반대해왔다.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황교안 물러가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고 외치며 몸으로 막아섰고, 일부는 물을 뿌리거나 플라스틱 의자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민주의문에서 기념식장까지 통상 2분 정도 걸리지만, 황 대표 일행은 항의인파를 뚫느라 그 10배인 20여분이 걸려 힘겹게 행사장에 입장했다.
 
행사장에서 황 대표는 손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해 주목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 2016년 국무총리 자격으로 참석했을 때는 입을 꾹 다문 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황 대표는 행사 직후 분향도 시도했지만 시민들의 반발 속에 결국 분향을 하지 못하고 경호팀과 경찰의 호위 속에 행사장을 떠났다.
 
황 대표는 약 1시간 후 입장문을 내고 "저의 방문을 거부하고 항의하신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헤아리고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당 대표로서 당연히 안고 가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그분들의 목소리도 가슴에 깊이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를 찾고 광주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5·18 기념식에 오는 건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라며 "이 모든 작태는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을 다시 한번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하며 시민들의 '무관심'을 당부했다. 황 대표는 지난 3일 대표 취임 후 첫 광주 방문에 물세례를 맞은 바 있다.
 
여야는 별도의 논평을 내고 광주 정신을 기리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5·18 진상 규명 △전두환 등 책임자 처벌 △폄훼 세력 단죄 등에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5월13일 특별담화를 통해 문민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부라고 선언했으며 5·18 민주묘역을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5·18 특별법을 제정해 이 날을 민주화운동으로 명명한 것도 한국당의 전신인 문민정부가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5·18은 대한민국의 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돼야 한다. 더 이상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돼선 안 된다"면서 "5·18 관련 징계 절차도 조속한 시일 내에 당내 의견을 수렴해 마무리할 계획이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 기념식장으로 들어가면서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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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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