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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캐나다 뷰리얼에 투자…삼성·LG, 차세대 '마이크로LED' 경쟁 박차
LED 하나하나가 광원…미래형 디스플레이로 각광
2019-05-20 19:41:36 2019-05-20 19:41:36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관련 시장에 진출한 뒤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LG전자도 최근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움직임이 관측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월 캐나다의 마이크로 LED 기술 기업 '뷰리얼'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금액은 56억원 수준으로 지분 12%를 획득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단위의 초소형 LED 반도체 칩 하나하나가 광원이 되는 디스플레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한계점을 모두 극복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힌다. LED 자체가 광원이 되기에 백라이트와 컬러필터를 없앨 수 있어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고, 광원의 수명도 길다. 인치 당 높은 밀도의 픽셀(ppi)로 명암비와 프레임 속도,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다. 특히 모듈러 방식이 적용돼 소비자들이 원하는 크기와 화면비,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어 확장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동남아 인포콤 2019'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해 초고화질을 구현한 '더 월'을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마이크로 LED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군인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와 함께 마이크로 LED를 중심으로 스크린 사업의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겠다고 공언하고, 전 제품군을 아우르는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완성해가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8’에서 처음으로 146형 크기의 기업간거래(B2B)용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75형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제품도 내놨다. 
 
LG전자는 아직까지 시장에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B2B를 중심으로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2018'에서 173형 크기의 첫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한 만큼, 연내에는 상용화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높을 전망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초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90형에서 100형 사이가 LCD나 OLED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 사이즈라고 판단되며, 100형에서 150형 사이에서 마이크로 LED가 후보군이 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이라며 "B2B 시장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뷰리얼과의 협력은 LG전자의 마이크로 LED 관련 R&D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기반의 뷰리얼은 시스템 기판에 수억개의 ㎛ 정밀도의 칩을 인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뷰리얼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에 수천만개의 개별 마이크로 LED를 정확한 위치에 배치할 수 있어 고효율 마이크로 장치의 통합에 유리하다. 또 제조 공정에 사전 검사 기능을 내장해 결함 전송률이 제로(0)에 가까워 높은 수율의 안정적인 생산도 보장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뷰리얼과의 협력을 통해 마이크로 LED 관련 기술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 and Markets)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관련 시장은 2017년 2억5000만달러 규모에서 2025에 199억2000만달러까지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 LED가 TV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PC, 가상현실(AR)·증강현실(AR)기기,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량용 계기 패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웨어러블 등 모든 제품군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당분간 LCD, OLED 등의 기존 기술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시장이 먼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가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등장한 디스플레이 중 가장 유력한 미래형 기술인 것은 분명하다"며 "세트 제조사들의 입장에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를 거칠 필요 없이 직접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익 구조도 더욱 좋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TV의 경우 대형화 트렌드가 지속될수록 더욱 마이크로 LED에 가까워진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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