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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0.0MHz’, 마지막 반전이 제시할 다양한 가능성
1.2억뷰 인기 동명 웹툰 원작, 독특한 제목-1020세대 취향
원작 속 인기 캐릭터 활용 방식 아쉬움, 재미-반전 ‘합격점’
2019-05-21 15:07:43 2019-05-21 15:07:4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공포영화가 사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깜짝쇼라고 불리는 순간 이미지에 기댄다. 결과적으로 공포 영화는 장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크지 않다. 두 가지 측면의 해법이 공개됐으니 관객 입장에선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그럼에도 관객들은 언제나 당할 수 밖에 없다. 그것 또한 공포 영화가 가진 숨은 힘이다. ‘0.0MHz’는 이 두 가지 방식을 제외한 스토리와 간결함 그리고 캐릭터로 장르적 임팩트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미 동명의 원작인 웹툰이 지닌 힘은 1.2억뷰란 온라인 클릭수가 대변한다. 영화는 의외로 군더더기가 없이 간결한 스토리로 이끌어 간다. 원작 속 인기 캐릭터인 머리카락 귀신과 폐가 그리고 대학생들. 이제 영화적 작법은 공포 장르가 갖고 있는 완성된 공식으로 끌고 가면 된다. 지난 해 3월 개봉해 공포 신드롬을 일으킨 곤지암과 기본 플롯은 비슷하다.
 
 
 
대학교의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0.0MHz’ 멤버 5명은 지방의 한 폐가로 향한다. 동아리 이름 ‘0.0MHz’는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란 뜻, 사람이 아닌 존재가 주변에 나타나면 고유의 주파수가 ‘0.0MHz’가 된다는 것. 동아리 선배 태수와 윤정 그리고 한석은 신입 멤버 소희 상엽과 함께 새로운 초자연 미스터리 현상을 찾아 인터넷에서 유명한 장소로 떠오른 이곳을 선택한다. 이 곳은 과거 한 여인이 자살하고 그 여인이 귀신이 돼 머물고 있는 곳. 마을 사람들은 귀신을 쫓기 위한 굿판을 벌이지만 굿을 주도하던 무당이 처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던 곳이다.
 
이들 다섯 명이 한적한 마을에 들어설 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폐가에 대해 경고한다. 마을 사람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폐가에서 엠티를 즐기던 다섯 명은 이제 각종 전자 장비와 강령술에 필요한 여러 주술 도구를 이용해 혼을 불러내는 의식을 한다. 물론 이들은 사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영화 ’0.0MHz’ 스틸. 사진/(주)제이엠컬쳐스 , (주)몬스터팩토리
 
하지만 예상대로 이 폐가에는 귀신이 존재한다. 귀신은 이들 다섯 명을 차례차례 잠식해 나간다. 그들은 장난처럼 접근한 초자연적 현상에 철저하게 농락당하면서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들의 모든 상황은 동아리 멤버 소희의 시선에선 모든 것이 불안하고 흉측하기만 하다. 사실 소희는 무당의 딸이다. 그는 죽은 혼령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죽은 혼령을 보고 폐가 근처에서 또 다른 할머니 혼령과도 마주친다. 소희는 자신이 본 혼령들을 통해 이 폐가의 진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물론 사건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윤정이 혼령에게 잠식당한다. 태수와 한석까지 끔찍한 상황을 맞이한다. 더욱이 상엽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인물이었다. 혼령은 각각의 인물들이 갖고 있는 약점들을 파고 들어 그들을 괴롭히고 끔찍한 결말로 이끌어 간다.
 
영화 ’0.0MHz’ 스틸. 사진/(주)제이엠컬쳐스 , (주)몬스터팩토리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영화는 소리와 강력한 임팩트의 이미지 활용을 배제한다. 대신 공간이 주는 보이지 않는 기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폐가를 나눠 화면에 담은 분절된 이미지가 각각의 공포를 대변한다. 방안 부엌 장독대 심지어 아궁이 속 좁은 공간 등. 카메라는 으로 불리는 한국적 공포의 감성과 함께 그 감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날 수 있는 공간적 이미지를 활용한다. 더욱이 원작 속 유명 캐릭터인 머리카락 귀신의 비주얼은 강력한 임팩트의 이미지도 크지만 캐릭터적으로도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한다.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공포 감성이 드러난다. 연출을 맡은 유선동 감독이 이 영화의 레퍼런스로 삼은 에이리언이나 엑소시스트의 대표 이미지가 군데군데 차용됐음을 엿볼 수 있다. 크게 튀지 않는 선택이다.
 
영화 ’0.0MHz’ 스틸. 사진/(주)제이엠컬쳐스 , (주)몬스터팩토리
 
물론 약점도 두드러진다. 방대한 분량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에 102분의 러닝타임 자체가 너무 짧게 느껴진다. 오프닝의 간결한 제시 이후 스토리의 동력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후 관계가 생략된 지점이 많기에 공포 장르의 임팩트가 강력하게 다가오기 보단 부족한 서사의 느낌으로 전달돼 온다. 인기 캐릭터 머리카락 귀신의 활용 방식도 다소 평이한 느낌이 강하다. 공포 장르에서 인 귀신의 퇴치 과정은 그래서 좀 더 드라마틱한 과정으로 표현돼야 해소의 느낌이 강하게 전달돼 온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머리카락 귀신의 활용이 평이하고 그것을 퇴치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지 못하게 되는 구조가 됐다.
 
영화 ’0.0MHz’ 스틸. 사진/(주)제이엠컬쳐스 , (주)몬스터팩토리
 
물론 모든 것을 차지하고서라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팝콘형 공포 장르로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영화 마지막 깜짝 반전이 그 가능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할 듯하다. 개봉은 오는 29.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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