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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중소·중견 세대교체…은행권, 법인 '2세 마케팅' 확대
비이자수익 키우고 충성도 높은 미래 고객 확보 전략
2019-05-23 14:00:00 2019-05-23 16:17:1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이 올해 들어 가업승계 마케팅 확대에 집중적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회도 중소·중견기업의 대물림 세금 완화에 나서는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주요 은행들은 법인 고객들의 ‘2세 마케팅’으로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고 ‘100년 기업’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 하나, 우리, 신한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자사 자산관리(WM) 사업부에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신설했거나 확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자산승계 수요를 겨냥한 `KB 가업자문 Royal Gold 서비스`를 시행한다. 유산정리·가업승계·기업매각 등 승계 관련 이슈에 대해 분야별 전담 전문가들이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종합 자문서비스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10일 ‘하나 100년 기업승계 서비스'를 내고 기업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오너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 헤리티지 멤버스'를 통해 1대1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고 기업승계 서비스는 물론 기업공개부터 매각 및 인수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올 1월 첫 프리미엄 영업점 '잠실센터' 개점하고 프리미엄 가업승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WM컨설팅센터를 신설해 세무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문적인 상속증여 세무 상담과 안내 책자를 내는 등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시중은행들의 가업승계 서비스 확장은 증가하는 1세대 기업가들의 세대교체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은행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CEO평균연령 55세이며, 잠재적 승계기업은 33.2%이다. 중견기업은 잠재적 승계기업을 68%로 판단하고 있어 세대교체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상속세 부담과 경영 승계의 어려움으로 ‘100년 기업’의 꿈은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시장 환경에 비해 대물림에 드는 비용이 크다고 판단해 가업상속공제 한도액을 5000억으로 늘리고 업종유지 기간을 줄이는 등 과세 축소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WM투자자문부 관계자는 “상속요건이 까다로운 부분도 있지만 기업의 후계자 측면에서도 업종에 따라선 선대의 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힘들게 일군 중소·중견기업을 매각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가업승계서비스 확대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은행권은 85% 수익을 이자에서 냈다. 편중된 매출구조에 은행들은 기업 인수합병(M&A), 수수료수입 등 비이자수익 증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산관리는 대표적 은행의 수수료 상품으로 분류된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기존 대기업 자산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부터는 중소·중견기업의 자산관리로 시장을 키우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수수료 수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인은 많게는 고객 당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맡기고 있어 은행에겐 다음 세대까지 고객을 확보하는 좋은 전략이 된다. 중소형 빌딩 거래나 이들이 대표로 있는 중소기업 인수합병 같은 거래까지 참여할 여지도 만든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컨설팅을 통해 절세방법과 함께 여타 신탁상품이라든지 투자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예금을 맡기신 CEO 고객들게 다른 비용부담 없이 상담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서울의 WM복합점포에서 직원들이 PB고객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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