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만난 기업들 “해외 기업과 역차별 우려…유연한 법 적용” 요청
김상조 공정위원장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
입력 : 2019-05-23 20:30:00 수정 : 2019-05-23 20:3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난 기업들이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을 우려하며 사업별 특성에 따른 국내법의 유연한 적용을 요청했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대해서도 내부 거래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이해를 구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15개 중견그룹(11~34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최고경영자(CEO)와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신명호 부영 회장직무대행, 이광우 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대표,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 사례 등을 공유하는 한편, 경쟁법을 집행할 때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IT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첫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와 15개 중견그룹 최고경영자들이 정책간담회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여 사장은 “카카오는 토종 정보통신기업으로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해외플랫폼으로부터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앞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 바탕의 사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사업에서도 해외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기업만 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있고 기존 비즈니스모델과 부딪치는 경우도 있다”며 “과거 산업에선 필요한 규제였지만 IT혁명기에서는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탄생과 발전을 막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으로 재편 중인 가운데 IT산업 특성을 이해해주시고 전향적으로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또 “과거의 기준을 너무 경직적으로 적용해선 안 되고 미래를 위한 동태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국내외 기업 간 차별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불가피하게 내부 거래로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점을 이해해달라고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간담회 이후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며 “기업들이 저마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공정위가 규제를 할 때 좀 더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공정위의 기준을 좀 더 명확하고 예측가능하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배 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계열사들의 일감이 그 회사에게 집중되는 경우에는 기업들이 어떤 부분은 왜 내부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는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 협력업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희생시키는 그릇된 관행”이라면서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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