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2050)21-삶의 만족도 10위가 포용국가의 목표
경제성장 위주 소득정책으로 비물질적 가치 도외시…다른길로 나서야
소득향상과 동등한 가치로 포용적 성장 위한 담대한 정책전환 필수
입력 : 2019-05-27 06:00:00 수정 : 2019-05-27 06:00:00
OECD '더나은 삶' 11개 분야 중에서 증권시장의 종합주가 지수같은 척도가 하나 있다. 삶의 만족도는 11개 분야에서 하나의 지수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종합 지수다. 삶의 민족도는 전반적인 삶에 대한 평가를 의미하며, 사람들의 현재 감정적 상태가 아니라 인식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캔트릴 사다리(Cantril Ladder) 질문의 최악(0)에서 최고(10)의 11점 척도를 활용한다. 자료는 갤럽월드폴의 최근 3년 평균 점수로 나타낸다.
 
삶의 만족도에서 한국은 OECD회원국 중에서 5.9점으로 33위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최근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의 만족도를 보인 국가는 핀란드로 약 7.8 수준이다. 현재의 33위 수준인 삶의 만족도를 앞으로 30년 이후인 2050년에는 10위 정도를 하는 것을 국가의 목표로 삼을 수 있을까.
 
지난달 22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에서 자전거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며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삶의 만족도 높이기 위해 다른 비물질적 가치 개선해야
 
우선 삶의 만족도와 소득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면, 관계성의 정도가 쉽게 이해된다. 한국의 소득 지수는 OECD 회원국 중에서 22위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가계순수조정가처분소득은 2만1882달러로 회원국 중에서 23위다. 삶의 만족도는 33위로 소득 수준 23위의 객관적인 지수에서 일과 삶의 조화, 환경, 공동체, 건강 등 다른 비물질적인 요인이 악화돼 33위로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 23위에서 10위 정도의 다른 요인이 결합된 결과가 33위다.
 
삶의 만족도 지수를 10위로 개선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방법으로 경제성장을 통한 소득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다. 23위의 소득을 10위의 소득 수준으로 개선하는 방향이다. 현재 소득 10위의 국가는 3만1287달러인 스웨덴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현재 2만달러 수준의 대한민국 소득을 3만달러인 스웨덴과 같이 경제성장을 통해 1만달러 정도의 소득으로 높이는 길이다. 한국은 1960년대 경제개발 정책 이후 이 길에 집중해 왔다. 경제개발을 위해 다른 가치들인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건강 등이 희생돼 왔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 수준이 경제성장을 통한 소득향상은 상당한 개선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른 비물질적인 가치들이 도외시 됐다.
 
삶의 만족도를 개선하는 다른 하나의 길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다른 비물질적 가치들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이 비물질적 가치들을 보면 한국이 어떤 국가목표를 선택해야 하는 지 선명해진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지금까지 경제성장 위주의 소득정책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우선적으로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문제 개선을 통해 비물질적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또 다른 길이 될 수 있다.
 
핀란드는 2년째 유엔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뽑혔다. 사진은 2017년 핀란드의 라흐티에서 열린 세계스키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역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경제성장 위주 정책으로 비물질적 가치 분야 희생
 
우선 일과 삶의 조화 분야다. 일과 삶의 조화 영역은 장기간 근로자 비율과 여가와 개인 유지에 쓴 시간이라는 두 가지 지수로 구성돼 있다. 장시간 근로자 비율 지수는 주당 통상 근로시간이 50시간 이상인 임금근로자의 비중이다. 한국의 2017년 장시간 근로자 비율은 20.84%로 OECD 회원국 중에서 32위다. 여가와 개인 유지에 쓴 시간 지수는 전일제 근로자가 하루 중 개인 유지와 여가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한국의 2017년 여가와 개인 유지에 쓴 시간은 14.7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24위에 머물러 있다. 2013년 14.63시간에서 크게 변동이 없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다른 선택에서 그 첫 번째가 일과 삶이 조화라고 하면 회원국 중에서 32위에 해당하는 장기간 근로자 비율을 10위 정도로 개선하고, 여가와 개인유지에 쓴 시간인 24위 수준의 지수도 10위 정도로 개선하는 큰 정책 방향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은 정책 방향으로 봤을 때 다른 길에 대한 선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지금까지 경제성장 위주의 소득정책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우선적으로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문제 개선을 통해 비물질적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길이 될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일과 삶의 조화라고 하면 회원국 중에서 32위에 해당하는 장기간 근로자 비율을 10위 정도로 개선하고, 여가와 개인유지에 쓴 시간인 24위 수준의 지수도 10위 정도로 개선하는 큰 정책방향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의 큰 맥락은 정책 방향으로는 다른 길에 대한 선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다른 선택에서 두 번째 정책방향의 전환으로 공동체 정책을 살펴 볼 수 있다. 공동체 지수는 사회적 지지의 1가지 지수로 구성돼 있다. 사회적 지지는 주관적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연결망의 정도를 의미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다른 사람과 자주 만나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사람들의 웰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지지는 인지된 사회적 지지와 관련되면, 공적 지원 체계와 대비되는 사적 지원 관계망의 질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지수는 ‘만약 귀하가 곤란에 처한 경우, 도움을 요청할 친척이나 친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응답자의 비율로 계산한다.
 
갤럽월드폴에서 제공하는 한국의 사회적 지지 점수는 조사가 수행되고 결과치가 보고된 2005년 이후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다. OECD 회원국 중에서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사회적지지 수준은 85~95% 수준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73%정도로 10%정도의 현격한 차이가 나는 만년 꼴찌 국가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다른 선택에서 세 번째로 살펴볼 지수는 환경 분야이다. 환경 분야는 대기오염과 수질만족도의 2가지 지수로 구성돼 있다. 대기오염 지수는 인구가중평균한 PM2.5농도로 나타난다. 한국의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PM2.5농도는 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으며 거의 매년 꼴지를 기록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 한국의 지수가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경제성장과 소득 정책을 위해 이 분야가 희생돼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 개선을 위한 다른 선택에서 네 번째 분야는 건강 지수이다. 건강 지수는 출생시 기대수명과 주관적 건강 인지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한국은 주관적 건강 인지율에서 회원국 중에서 최악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기대수명은 긴 편이지만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32.5%로 OCED 평균인 68.2%보다 35.7% 포인트 낮게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호주는 주관적 건강 인지율이 가장 높은 나라들인데, 이 국가들에서 긍정적인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85% 이상이었다.
 
삶의 만족도 지수와 다른 지수들과의 연관관계를 통해 1960년대 산업화와 경제성장 위주의 정책들의 결과들을 OECD '더나은 삶' 지수를 통해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지난 80년 동안 한국은 경제성장 위주의 소득향상 중심의 편향적인 정책의 결과가 현재 한국 삶의 질 지수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80년 동안 경제성장 정책으로 한국은 2만달러 정도의 소득으로 OECD 회원국 23위 정도이 가처분소득을 가진 나라가 됐다. 그에 비해 다른 지수들은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건강 분야들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좀 더 단순화하면 한국의 80년 동안의 정책은 소득 정책을 위해 비물질적 분야들이 희생돼 왔다고 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를 개선하는 다른 하나의 길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다른 비물질적 가치들을 개선하는 것이다. 여가 시간도 여기에 포함된다. 사진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경제성장 아닌 포용적 성장으로 정책 전환해야
 
향후 30년 이후 2050년 대한민국의 국가목표를 OECD '더나은 삶' 지수 10위로 설정할 때, 어떤 정책적 선택을 해야 할지 선명한 미래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두 가지 국가비전과 정책방향이 있다. 첫 번째 길은 지금까지와 같은 경제성장 위주로 소득정책을 그대로 고수하는 방법이다. 2만달러의 소득을 3만달러의 소득으로 향상시키는 방향을 유지하면서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건강 분야를 희생시키는 길이다. 이러한 정책의 결과가 '더나은 삶' 지수 11개 분야 중에서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삶의 만족도 33위의 국가가 됐다.
 
다른 하나의 길은 경제성장이 아닌 다른 사회적 가치를 위한 담대한 정책전환을 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포용적 성장 등 새로운 정책전환이 세계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포용적 성장이라는 경제담론을 넘어서서 포용국가로 새로운 국가미래비전을 제시 중이다. 포용국가를 OECD '더나은 삶' 지수로 표현하면, 소득 중심의 물질적 가치를 넘어 비물질적 가치로서 일과 삶의 조화, 공동체, 환경, 건강 등의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담대한 정책전환을 하는 것이다. 소득향상을 위해 다른 정책들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소득과 동등한 가치로 정책전환을 하는 일이다.
 
삶의 만족도라는 종합적 지수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두 가지 선택 중에서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정책전환을 하는 길은 복지레짐별로 삶의 질 수준을 살펴보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선명해진다. 사민주의 복지국가의 삶의 질은 소득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가치들이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던, 핀란드를 포함하는 사민주의 국가의 삶의 질은 전반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소득과 시민참여 분야에서 다소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의 삶의 질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과 삶이 조화, 공동체, 건강 등의 영역에서 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OECD '더나은 삶' 지수가 11개 분야이지만 이 중에서 종합적 성격을 갖고 있는 삶의 만족도는 행복과 같은 가치로 우리나라는 현재 회원국 중에서 33위에 그친다.
 
향후 2050년의 대한민국 미래를 '더나은 삶' 10위 국가로 성장한다면, 그 중에서 삶의 만족도 10위가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소득중심의 정책에서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정책의 대전환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선택이 향후 30년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한다.
 
임채원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필자 소개 : 필자는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로, '미래, 문명, 평화'와 국정아젠다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과 행정학을 전공했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평가위원장으로 국내 26개 국책연구소의 국정 정책담론을 기획·평가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국가비전2040을 수립하는데도 참여 중이다. 30년 후의 국가비전을 모색하는 이번 기획은 격주로 총 30회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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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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