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FCA-르노 합병 추진에 업계 '지각변동' 예고
합병시 닛산 포함해 연간 판매량 1500만대…폭스바겐 제치고 글로벌 1위 올라
2019-05-27 18:26:23 2019-05-27 18:26:2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르노가 합병을 추진하면서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FCA와 르노가 합병할 경우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르노와 얼라이언스(동맹) 관계인 닛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력 약화가 점쳐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FCA와 르노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 간 합병이 이뤄지면 FCA와 르노의 연간 판매량은 870만대로 글로벌 3위까지 상승한다. 여기에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까지 합하면 1500만대까지 확대된다. 폭스바겐(1083만대), 토요타(1059만대)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르게 된다. FCA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 8위 업체인 FCA와 3위 르노 간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1위 자동차 그룹으로 거듭나게 된다”면서 “FCA와 르노의 약점을 일부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CA는 이탈리아 피아트가 지난 2009년 파산했던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르노는 프랑스 기반에 동맹 관계인 닛산, 미쓰비시는 일본이 주요 거점이다. 양사는 합병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FCA와의 합병 관련 대답하는 모습.
 
현재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커넥티드차 등 미래 자동차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라이벌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와 BMW는 지난 3월부터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에서 2025년까지 실질적인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동맹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FCA와 르노의 합병 추진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FCA나 르노와 경쟁 모델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그룹의 외형이 커지면서 차별성을 갖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CA와 르노 합병 시 규모가 1500만대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르노삼성 20만대의 차량으로 그룹 내 차별화는 물론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합병이 성사된다면 얼라이언스 관계인 닛산의 입지 약화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르노와 닛산은 카를로스 곤 3사 얼라이언스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일본 경찰에 체포된 후 한동안 대립 관계가 지속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르노와 닛산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각자 마이웨이를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르노가 닛산보다는 FCA에 보다 비중을 높게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FCA와 르노의 합병 시너지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다른 글로벌 메이커 간 합병 움직임에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