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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솔루션 스타트업 스케치온 "플랫폼 사업자로 커나갈 것"
삼성전자 사내 벤처 C랩 출신 3인 뭉쳐 공동창업
사무용 전자기기, 미용가전으로 응용…"피부에 타투 프린트 가능"
2019-05-30 16:08:08 2019-05-30 17:23:09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아이디어를 빠르게 기술로 구현하고, 시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출발점은 프링커를 만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벅스뮤직처럼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타투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창업초기 기업) 스케치온이  30일 서울 삼성동 패스트파이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대표제품인 '프링커(Prinker)'를 소개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공동창업자 이종인 대표와 윤태식 이사, 이규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대기업과 차별점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꼽으며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향후 플랫폼 업체로 커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링커는 사무용 전자 기기였던 프린터를 미용가전으로 응용한 제품이다. 원하는 디자인을 피부에 타투처럼 표현해주는 솔루션을 탑재했다. 프링커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고, 전용 앱에서 이미지를 선택해 피부에 문지르면 타투 이미지가 새겨진다. 
 
이 대표를 포함한 프링커 개발자들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출신이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아이디어 발굴 및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삼성전자에서 잉크소재와 선행 개발을 맡았던 이 대표와 신사업 전략·상품기획을 담당했던 윤태식 이사, 선행 디바이스 개발을 담당했던 이규석 CTO는 C랩에서 프린터를 기본 콘셉트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가 지난 2015년 스케치온을 창업했다.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가 30일 서울 삼성동 패스트파이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케치온
  
스케치온에서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윤태식 이사는 "전사적인 신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지금껏 시도해보지 않는 분야를 발굴해보자는 취지에서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대기업에선 각자 맡은 분야만 담당하면 되지만, 스타트업은 '일당백'의 자세로 일해야 한다. 특히 프링커는 피부용 잉크의 원료가 화장품이다보니 이에 대한 지식과 규제를 익히기가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기존에 없던 기기인 데다가 잉크 원료가 화장품이라서 해외 수출을 진행할 때 세관 절차 등이 복잡했다"면서 "한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구조라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대기업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작은 단위, 파트, 팀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부에서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보고와 피드백이 오가는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에 프링커처럼 새로운 영역을 개척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창업은 육체적으로 피곤하지만, 한편으론 빠르고 유연하게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어 마음은 한결 편하다"고 했다. 
 
스케치온은 2단계로 스케일업(Scale-Up·규모 확대)을 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초기에는 기업간거래(B2B)를 통해 프링커 판매에 주력하고, 저변이 확대되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수익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프링커 보급이 전제돼야 잉크 카트리지, 타투 디자인 판매 등에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내년까지는 제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케치온이 제시한 올해 목표 매출액은 5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2년 뒤인 2021년에는 40배인 2000억원을 목표한다. 
 
프링커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창업 후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액은 40억원. 지난 2017년 프링커의 사업성을 인정받아 롯데엑셀러레이터 2기로 선정돼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롯데첨단소재가 프링커 외관을 덮고 있는 플라스틱 합성 수지를 개발하고, 스케치온은 이를 제품에 적용했다. 세계 1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 기업 코스맥스는 지분 투자뿐만 아니라 피부용 잉크 양산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제 갓 제품 생산에 나서 발주 물량이 작은 스타트업 기업에는 흔치 않은 기회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원자재 발주와 제품 생산 물량을 협의할 때"라면서 "대부분 수 만대 생산을 기준으로 협의가 진행되는데, 우리처럼 신시장을 개척하는 업체들이 한번에 대규모 발주를 넣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업 초반 소량으로 발주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대기업과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 있다"면서 "우리 회사의 비전에 공감해 준 기업들과 '한걸음씩 단계적(step by step)'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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