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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항공 떼어내는 금호산업…서재환, 기업가치 키우기 과제
재도약 하거나 중견기업 전락 기로에…실적은 양호한 상태
2019-06-03 06:00:00 2019-06-03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어떻게 풀어 가는지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로 남을 수도 있다.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 앞에 위기가 놓여 있다. 그룹 총수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주요 계열사 매각도 앞둔 상태다. 경영 성과에 따라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이후 재도약에 성공할 수도 있고, 중견 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서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서 사장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금호산업 대표이사에 올라 박삼구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러나 지난 3월 박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금호산업은 서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서 사장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뜻이다. 여기에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금호산업은 그룹 최대 계열사로 떠올랐다. 금호산업 실적이 곧 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히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금호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실적 부진으로 금호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정정에 따라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319억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계열사로 인해 기업 가치에 큰 손해를 입은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경우 잠재적 리스크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현재 금호산업 자체의 재무 상황과 수주잔고 등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은 서 사장 취임 첫해인 2016년 별도기준 매출 1조2495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매출 1조1887억원·1조277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307억원·419억원을 달성했다. 2015년 21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이익도 2016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주잔고도 올해 1분기 기준 4조57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 7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의 분리매각이 이뤄질 경우 가치는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금호산업은 일단 매각 대금을 건설업 관련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삼성증권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7월 입찰 공고가 예정돼 있다.

금호산업 회사 전경. 사진/금호산업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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