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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예비당첨자 500%…청약시장 정상화 가능?
'수성범어W' 계약률에 관심…"대출 규제 등 근본 문제 해결 시급"
2019-06-03 14:34:49 2019-06-03 14:34:49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예비당첨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현금 부자, 유주택자 놀이터가 된 청약시장이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예비당첨자 비율이 늘어나면 무주택자 당첨 비율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예비당첨자 비율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대출 규제 등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금 부자 유주택자들이 미계약 물량을 사들이는 일명 ‘줍줍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예비당첨자 비율을 전체 공급 물량의 500%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해도 예비당첨자 단계에서 정당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계약 물량을 현금 부자 유주택자가 가져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무주택자를 위한 청약제도가 오히려 유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첫 적용 단지인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수성범어W’의 미계약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 주시한다. 이 단지는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 후 처음으로 1순위 당해지역 청약자수 1만명을 넘기며 지난달 29일 1순위 마감했다. 오는 7일 정당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뜨거운 청약 열기와 500% 예비당첨자 등을 계기로 계약률 100%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만약 계약률이 높을 경우 일명 ‘줍줍 현상’ 분위기는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업계에서는 예비당첨자 비율이 늘어나면서 미계약 물량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무주택자 중 당첨이 되지 않아 내집 마련의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당첨 기회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비당첨자 비율을 늘린다고 미계약 물량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줍줍현상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주택자 당첨자 중 상당수가 대출 문제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무주택자 한 두 명이 더 계약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무주택자는 자금에 한정이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한도를 더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소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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