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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협회장 인선 진흙탕 싸움…모피아 세력 부정개입 의혹
카드사 사장들 만나 관 출신 투표 압박…업계 "관-민 출신보다 사람이 중요"
2019-06-06 12:00:00 2019-06-06 12: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모피아(재무관료+마피아) 출신들이 관 출신 후보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모피아가 회장 투표권을 보유한 일부 카드사와 캐피탈사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과거 금융당국에 근무했던 모피아들이 잇따라 카드사 사장을 만나 관 출신 여신협회 회장 후보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과거 관 출신 인사들이 찾아와 금융당국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는 관 출신 후보가 회장에 선출돼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사실상 감독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흘려 들을 수는 없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차기 여신협회 회장 후보자는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과 임유 전 여신협회 상무 등 3명이다. 이중 김 전 사장은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문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관 출신 인사다. 반면, 정 전 사장과 임 전 상무는 각각 은행과 카드, 캐피탈 등 민간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유일한 관 출신인 김 전 사장의 경우 금융위에서 차기 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지만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씨와의 관계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논리를 내세워 차기 여신협회 회장 선거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터운 금융당국 전현직 인사들과의 관계를 활용해 이번 선거전에서도 협회 회원사들을 장악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현 청와대가 낙하산에 대한 부담으로 각 금융협회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청와대에서 일부 인사를 낙점할 경우 금융당국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금융당국 출신들이 금융 관련협회장 인사에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여신협회 회장 선거 개입 논란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이를 수습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직원들 협회장 선거에 일절 관여하지 말라는 지침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한 후보는 "회장 선거가 향후 카드와 캐피탈 등 회원사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내는데 적합한 인물을 뽑아야 하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관 출신 인사들의 인맥 놀이에 놀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선출된 회장이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와 각종 규제 강화 등에 대응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본인의 인맥 만들기에 치중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신협회  회장추천위원회는 오는 7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두 번째 회추위를 열고 쇼트리스트 대상자를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차기 회장은 다음달 17일 또는 18일 열릴 예정인 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차기 여신금융협회 회장 선거에서 모피아(재무관료+마피아)들이 관 출신 후보자 밀어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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