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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은행권 CEO…하반기 지각변동 예고
내년 초까지 주요은행장들 임기 끝나…국민·기업·농협 연임여부 '촉각'
2019-06-09 12:00:00 2019-06-10 13:53:3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하반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내년 초까지 은행과 금융지주 11곳에서 최고경영자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새 수장을 뽑는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사 태풍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심성훈·허인·김도진·이대훈 은행장. 사진/뉴스토마토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23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을 시작으로 내년 4월까지 국내 은행 및 지주사 11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만료된다.
 
가장 먼저 임기가 끝나는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2016년 인터넷전문은행 1호 출범을 앞두고 선임됐다. 그는 초대 행장으로서 상품다변화와 유상증자 등을 시도하며 케이뱅크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연임은 불투명한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대출상품 중단, 국제결제은행(BIS)총자본비율 하락까지 악재가 잇달아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KT는 금융당국에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해당 심사는 중단된 상태다. 심 행장은 KT 비서실장,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정통 KT맨으로 분류된다.
 
케이뱅크 정관에 따르면 은행장 임기는 3년이며 2년 연임이 가능하다. 만약 심 행장이 퇴임하게 될 경우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개시해야 한다. 이르면 내달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이 진행될 수도 있는 셈이다.
 
허인 국민은행장 또한 올 하반기 임기만료를 앞둔 수장 중 하나다.
 
오는 11월20일 임기가 끝나는 허 행장은 2017년 윤종규 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어 받아 은행을 맡게 됐다. 그는 취임 이후 디지털금융과 기관 영업을 확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2030을 타켓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으며 연초 진행된 총파업 고비도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은행장 임기가 3년이라는 점에서 허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신한지주에 리딩 금융 그룹 자리를 뺏기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야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현재 국민은행장 자리는 모회사인 KB금융지주의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선정한다.
 
기업은행장 자리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27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연임한 사례는 고 강권석 전 행장(제20~21대)이 유일하다. 김 행장의 경우 ‘동반자 금융’을 중심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박근혜정부 말기인 2016년 12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이 임명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연임 여부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전 행장, 김 행장까지 3차례 연속 내부 승진 인사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내부에서 (행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농협은행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오는 12월 말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3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은 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3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3176억원) 대비 15.3% 증가 규모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디지털R&D센터를 신설하고 블록체인 연구 등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모델도 발굴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금융권 지배구조는 내년 초까지 크게 변화될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지주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잇달아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선임된 손 회장의 경우 첫 임기가 끝나는 2020년 3월 회장과 은행장 분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밖에 BNK금융의 경우 내년 3월 김지완 회장을 비롯해 빈대인 부산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며, 서현주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3월 말 끝난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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