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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토막·SK 적자 가능성…반도체 기업들 '비상'
메모리 반도체 편중 구조가 근본 원인…'비메모리' 통한 돌파구 마련 분주
2019-06-17 15:44:39 2019-06-17 15:44:3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반도체 시장의 불황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 급감은 물론 SK하이닉스의 경우 분기 적자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827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의 15% 수준에 불가한 수준이다. 이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SK하이닉스는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3개월 전 예상치 대비로도 57.71% 감소해 전망치도 지속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세가 이어져 4분기에는 영업손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버향 D램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업체들의 수요가 급감한 데다 화웨이발 타격이 더해지면서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에서도 낸드플래시의 적자 기조를 더이상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48.3% 떨어진 데 이어 3분기 15%, 4분기 10% 지속 하락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타격이 킅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와 특히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99%에 달하고, 그 중 D램은 80%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80%로 상당히 높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율은 6:4정도로 비교적 고른 편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로 적지 않아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따른 부담도 더해졌다.
 
물론 삼성전자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영업이익 6조463억원, 3분기 7조76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에는 상반기 대비 소폭 반등한 수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분기가 59.34%, 3분기가 55.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으로도 28조9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58조8867억원) 대비 절반 이하 수준에 그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를 통한 활로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DS부문 사장단과 잇딴 회동을 하며 직접 투자 집행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모펀드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손잡고 매그나칩 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상저하고로 예상됐던 반도체 시황 흐름이 이미 깨지고 상저하저로 옮겨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반전에 대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불황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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