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자, 내부 반발 보듬고 '검찰개혁' 완수가 과제
사법연수원 선배·동기 검사장 줄사퇴 예고…수사권 조정 현안 해결도 난제
입력 : 2019-06-17 16:28:12 수정 : 2019-06-17 16:28:1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지난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검찰총장 인선에서도 파격 행보를 이어간 가운데 당사자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 눈앞에는 내부적으로 검찰 조직을 끌어안고 외부적으로 검찰 현안을 놓고 정부 등과 머리를 맞대야 하는 굵직한 과제가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연공서열 중심의 문화가 남아 있는 검찰 관행에서 벗어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18기)보다 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인 차장검사급 윤 후보자를 후임으로 깜짝 임명한 데 이어 17일에도 현 문무일 검찰총장(18기)보다 다섯 기수 아래이며 통상 총장 인선 전 거치는 고검장도 지내지 않은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보통 총장이나 검사장 임명 시 전임자의 1~2기수 아래 후배를 후임으로 선택했던 검찰 인사 틀을 또 깼다.
 
이번 지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근 2년간 적폐 수사를 담당했던 윤 후보자를 계속 신뢰하고 현재 그의 산하에서 진행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후배가 검찰총장이 되면 동기와 선배 기수가 옷을 벗는 검찰 특유의 문화에 따라 19~23기 검사장 30여명이 대거 퇴진할 수 있는 부담에도 청와대는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윤 후보자를 선택했다. 오히려 이번 인사로 정부가 기수 중심의 검찰 때 묵은 문화를 걷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기수 파괴' 인사에 대해 "검찰 내부 관행들이 있으나 청와대가 언급할 부분은 아니며 검찰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며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일하면서 탁월한 개혁의지로 적폐 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와 검찰 내부 및 국민에게 신망을 받아왔다"며 "윤 후보자 인선 배경은 검찰 개혁·검찰 조직 쇄신 과제, 부정부패·비리 척결에 대한 확고한 수사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명 직후 윤 후보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 가지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도 이번 '기수 파괴' 인사로 검사장 줄사퇴가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검찰 조직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거 같고 차차 지켜봐 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기수 파괴 인사에 대한 검찰 조직 내부 반발을 고려해 윤 후보자가 일부 검사장의 사퇴를 만류해 이들을 끌어안고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 절차 완료 시 다음 달 말부터 앞으로 2년간 검찰 조직을 이끌게 되는 윤 후보자는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며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을 둘러싼 현안을 현실로 이뤄내려는 정부 및 국회와 협의를 거쳐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사권 조정 등에 반대하는 검찰 내부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윤 후보자는 지명 직후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설치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앞으로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조만간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기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달 문 총장은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주고 정보 분야 경찰 조직 등을 그대로 유지하는 현 수사권 조정 논의에 대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반발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문 총장은 "지금까지 논의에 대해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내 반대 기류는 분명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문 총장의 수사권 조정 관련 발언이 개인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검찰 여론을 장기간 청취하고 내린 결론이라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 수장까지 맡기며 거듭된 신뢰와 함께 검찰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윤 후보자로서는 현 정부 개혁 방향을 어느 정도 생각하면서 격렬하게 반대하는 검찰 내부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대내외적으로 잡음 없이 수사권 조정 문제 등을 해결하느냐가 윤 후보자 임기 내 검찰개혁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가운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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