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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국내선도 발권대행 수수료 부과…수익성 악화 '고육지책'
편도당 1000원 부과…유류할증료 포함 왕복 1만3000원 추가 비용 부담
2019-06-23 09:00:00 2019-06-23 09: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내 여행사들이 국내선 항공권 발권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편도당 1000원씩 부과한다. 국내선 항공권에 발권대행 수수료가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5500원을 유지하는 등 항공권 외 추가 비용이 늘어나 소비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인터파크투어, 온라인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달 초 국내선 항공권을 판매하며 발권대행 수수료를 편도 기준으로 1000원씩 부과했다. 여행업계는 이번주나 다음주쯤 국내선 발권수수료 부과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가 각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국내선 항공권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편도당 1000원씩 발권대행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도 늘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한풀 꺾이긴 했으나 유류할증료는 4단계를 적용받으며 편도당 5500원을 부과하고 있다. 유류할증료와 발권대행 수수료를 합치면 왕복 기준으로 총 1만3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8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행업계가 스리슬쩍 국내선 항공권에 발권대행 수수료를 부과한 것은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7.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0% 급감했다. 모두투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 5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의 시장 지배력 확대로 국내 여행업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데다가 주력이었던 패키지 여행 상품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줄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다. 또한 여행사와 항공사의 항공권 판매 가격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항공사들이 직접 판매를 늘리고 있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선 항공권에서는 이미 발권대행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소비자의 저항감이 낮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선 항공권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0년, 2011년 각각 자사의 항공권을 대신 판매했던 여행사에 지불해 오던 수수료를 폐지했다. 이에 여행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발권 수수료 1만원을 부과하며 항공권 판매에 대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항공권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항공권을 많이 팔수록 인센티브를 많이 주는 구조로 바꿔놨으나 여행사 입장에선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인건비와 시스템 운영비 등을 충당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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