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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고속철도 정비, 경·중정비동 '세계 최대 규모'
(르포)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가보니…코레일 "기술력 바탕 세계 시장 진출"
2019-06-23 11:00:00 2019-06-23 11:00:00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는 철도 경정비 과정에서 필요한 중정비 관련 부품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송구간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도 훨씬 효율적이죠."
 
21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 만난 권병구 코레일 차량기술단 고속차량처장은 철도 경·중정비가 한 곳에서 가능한 세계 유일의 철도 차량유지보수기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권 처장은 "프랑스만 해도 중정비를 위해 경정비장에서 500km를 이동해야 한다"며 "경정비에서 부족한 부분은 중정비동에서 곧바로 기술력 지도가 가능해 최상의 열차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21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서 권병구 코레일 차량기술단 고속차량처장이 경정비장 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이날 방문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은 경정비와 중정비가 동시에 가능한 철도정비기지답게 규모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면적 기준 142만㎡로, 세계 최고 수준의 철도기술을 갖춘 프랑스의 중정비기지 비샤임(Bischheim) 산업테크닉센터의 6배에 달한다. 축구장 기준 200개 규모다.
 
운행을 마친 열차가 수도권 정비단에 들어오는 첫 관문은 일상자동검사장치다. 바퀴의 형상이나 브레이크 패드, 팬터그래프(레일 위 전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장치)등의 이상 유무를 감지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기지 내 컴퓨터로 전송돼 효율적인 차량 정비를 지원하게 된다. 
 
KTX가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의 첫 관문인 일상자동검사장치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일상자동검사장치를 거친 철도는 외부 청결을 위한 자동세척장치로 이동한다. 시약과 세척액을 분사해 곤충이나 먼지 등을 제거한다. 철도는 시속 5km로 두 시설을 통과한 뒤에야 기지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차량은 1일, 4개월, 8개월, 16개월 주기로 경정비 과정을 거친다. 열차 주행시 차륜(차량 바퀴)과 레일의 접촉으로 생긴 마모와 흠집을 복원하는 삭정과 전기모터 제동시험, 브레이크 패드 교체, 팬터그래프 교체 등이 대표적이다. 정비단의 첫 관문인 일상자동검사장치를 통해 차륜이나 팬터그래프가 일정수준 이상 마모되면 경정비 과정에서 보수가 진행된다. 또 에어컨 정비와 화장실 탱크 교체 등을 통해 승객들의 편리한 객차 운행을 돕는다.
 
경정비동에는 차륜과 차륜을 잇는 축, 브레이크 장비 으로 구성된 대차 교체를 위한 동시인양기가 설치돼 있다. 20량 열차 기준 700톤에 이르는 전체 차량을 한 번에 들어올려 대차 교체가 가능하다. 1량을 유지보수할 경우 드롭핑테이블이 활용된다.
 
코레일 직원이 고속철도 이동식 제동시험기를 통해 제동장치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중정비에서는 연한 30년인 차량이 반수명인 15년에 이르렀을 때 개별 칸을 모두 분해해 수리한다. 용접부를 제외한 균열, 마모, 손상된 모든 부분을 교체하는 과정으로, 대차도장 자동로봇을 비롯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200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고속철도 46대가 현재 중정비 과정을 진행 중으로, 2012년부터 현재까지 30대를 완료했다. 2021년까지 나머지 16대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권 처장은 "2004년 프랑스로부터 고속철도를 도입할 당시 제조사 알스톰에서 경정비까지 기술이전 받았다"며 "반면 중정비는 프랑스에서 일부 도움을 받았지만 코레일의 자체 운영 노하우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세계 고속철도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기준인 EMU 방식의 고속차량을 도입할 방침이다. 현대로템으로부터 오는 8월 첫 EMU 차량을 인도받아 시험운행을 거쳐 2021년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의 경정비동 내 동시인양기가 고속철도 한 편성 전체를 인양한 모습. 46개 리프팅잭을 통해 열차 23칸을 3.2m까지 한 번에 들어올릴 수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고양=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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