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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호 1년)사이언스파크에 방점 찍은 '뉴LG'…"기술·인재 투자로 안착 성공"
전장·AI·신소재 등 미래 먹거리 중심 조직개편…구 회장, 직접 인재 발굴도
외부 스타트업-기관 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병행
2019-06-23 16:14:29 2019-06-23 16:26:59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LG사이언스파크'를 구심점으로 기술·인재 투자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영속하는 LG를 만들기 위한 경쟁력의 원천은 ‘연구개발(R&D)’과 ‘인재’라는 확고한 신념을 지녔던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그룹의 미래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구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 ㈜LG의 대표이사로 부임 이후 첫번째 대외 행보가 'LG사이언스파크'라는 점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취임 후 처음 열린 시무식도 LG그룹이 지난 31년간 행사를 진행해 온 여의도 LG트윈타워가 아닌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었다. LG그룹 연구·개발(R&D) 중심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그룹의 최우선 과제를 R&D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시 구 회장은 "LG의 미래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 사이언스파크에 선대 회장께서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듯이 저 또한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챙겨나갈 것"이라며 "최고 인재들이 최고 R&D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과 촬영을 하고 있는 구광모 LG 회장(첫째줄 왼쪽 세번째). 사진/LG
 
구 회장은 이를 위해 조직에 '혁신 DNA' 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전장, 로봇,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소재 등 LG그룹이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4차 산업분야의 신사업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진행 중인 LG그룹사 사업보고회에서도 이 같은 미래먹거리 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테스크’를 신설했다. 지난 3월에는 미래핵심분야에서 후보자 추천부터 심층 면접, 분야별 기술전문가 심의회 등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과한 연구위원 17명, 전문위원 4명 등 총 21명의 전문인력을 선발했다. 또 기존의 소프트웨어 코딩 전문가,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소프트웨어 품질 전문가, 소프트웨어 보안 전문가 등에 이어  'LG전자 AI 전문가(AI Specialist)' 과정을 추가하고, 미국 카네기멜런대,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진에게 AI 핵심 기술을 전수받도록 했다. 
 
구 회장은 R&D 인재 모시기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40여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는 전언이다. 또 4월에는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R&D분야 석·박사 과정 유학생에게 "LG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그는 "제 꿈은 LG가 '고객과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이 꿈을 이루는 데 여러분이 함께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구 회장이 직접 발 벗고 나서는 만큼, 계열사 최고경영진들도 글로벌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 회장의 R&D 중심 전략은 유망 스타트업 등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내부 체질개선을 가속화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으로도 이어진다. LG그룹은 지난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총 4억2500만달러(약 4837억원)를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 벤처 캐피탈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현재까지 VR콘텐츠 ‘어메이즈VR’, 자율주행 ‘라이드셀’, 전기차 배터리 ‘옵토닷’, O2O 플랫폼 ‘사이드쉐프’ 등 유망 스타트업에 19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래 사업인 로봇과 관련된 활발한 투자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로보틱스', 지난해 서비스로봇 솔루션업체 '로보티즈', AI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잇달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에는 1월 네이버 기술연구 자회사 '네이버랩스'와 '네이버랩스'와 위치 및 이동 기술 통합 플랫폼 'xDM'을 공유하는 공동 연구에 협력하기로 했고, CJ그룹의 외식 계열사 CJ푸드빌과 식당에서 사용할 로봇 공동 개발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LG그룹 동일인으로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구광모의 '뉴LG'를 열었다"며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타트업과 인재 유치를 전면에서 이끌며, 구광모 호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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